
올해 화두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인공지능(AI), 로보어드바이저다. 이제 그 영역이 금융과 투자로 확대되고 있다. 금융권은 앞다퉈 로보어드바이저를 이용한 자산관리를 도입하는 추세다.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해 투자자는 어떤 생각을 할까. 사람이 복잡한 금융시장에서 투자전략을 수립하고 초과수익을 달성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이에 비해 인공지능을 이용하면 안정적으로 초과수익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수수료를 지불하는 투자자는 지금보다는 좀 더 나은 의사결정과 결과를 기대할 것이다. 이런 기대처럼 실전 투자에서 인공지능과 로보어드바이저가 정말 유용할까.
우선 기계가 사람을 대신할 수 있는 일은 크게 두 영역일 것이다. 하나는 얼마나 많은 경우의 수가 있는지 알지만, 사람이 빠른 시간에 그것을 분석할 수 없을 때 기계가 대신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체스, 장기, 바둑은 경우의 수가 많기는 하지만, 셀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금융시장 자산가격은 어떨까. 안정적인 수익을 얻기 어려운 이유가 수많은 경우의 수를 분석할 수 없어서일까. 우리가 직접 분석하기 어려운 자료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기 때문인가. 우리는 금융시장이 계속 변화하고, 과거와 다르다고 얘기한다. 그리고 금융자산 가격을 예측하는 것을 신의 영역이라고도 부른다. 사람은 금융시장 본질을 이해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 솔루션을 사람이 아닌 로보어드바이저가 제공할 수도 있다.
그런데 로보어드바이저가 솔루션을 주려면 로보어드바이저 시스템이 아닌 설계자가 금융시장에 속한 경우의 수와 자산가격 움직임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다만 그 이해를 통한 솔루션을 사람이 아닌 로보어드바이저가 제공해야 하는 것이다. 사람의 직관이나 그동안의 방법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것을 로보어드바이저가 제공하는 경우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수단일 뿐이다. 그렇다면 작금의 로보어드바이저는 어떤 상황일까. 자산가격에 대한 이해가 있고, 인공지능이라는 수단을 이용해 답을 구할 준비가 돼 있을까. 막아야 할 상황은 로보어드바이저가 우리를 대신하는 바람에 일자리만 사라지고, 이전과 다르지 않은 금융 서비스를 받는 상황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