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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가천대학교 행정학과 신시은씨]
아주경제 박재천 기자 =가천대학교(총장 이길여) 행정학과 학생 신시은(여·4학년))씨가 쓴 추리소설 ‘해무도’가 지난달 13일 황금가지에서 출간됐다.
해무도는 기담을 살인사건의 배경으로 삼고 고립된 섬을 무대로 일곱 명의 인물들이 서로를 의심하며, 살인사건의 진실에 다가가는 내용을 섬뜩한 필체로 담아내고 있다.
신씨는 작가가 됐지만 아직 얼떨떨하다. “출판사에서 초판인쇄본을 집으로 보내줘 택배상자를 열어보는 그 순간에도 제가 작가라는 게 믿기지 않았습니다. 책장에 책을 꽂으면서도 남의 책 같이 낯설었습니다. 아직도 믿기지가 않지만 어린 시절부터 간절히 꿈꿔왔던 작가의 꿈을 이루어 기쁘고 감사합니다”
신씨는 <해무도>의 영감을 어머니의 이야기에서 얻었다. 신씨의 어머니는 잠자리에 들기 전에 무섭고 재밌는 민담을 많이 전해줬다. “증조할머니는 할머니에게, 할머니는 어머니에게, 그리고 어머니는 저에게 4대에 걸쳐 전해진 민담이었습니다. 이렇게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를 소설로 녹여 써보고 싶어 해무도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녀의 저작 해무도는 일본괴담을 바탕으로 추리소설을 쓴 마쓰다 신조, 미야베 미유키 작가의 영향도 받았다. “일본의 민담과 괴담을 바탕으로 한 두 작가의 작품을 보고 한국의 재밌는 민담을 활용해 좋은 소설을 쓰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해무도가 탄생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신씨는 1/3가량 완성된 원고를 여러 출판사에 투고해 출판이 가능한지 알아보았다. 여러 출판사의 문을 두드렸지만 돌아오는 건 완성된 원고가 아니어서 출판이 어렵다는 답변이었다. 그러던 중 황금가지에서 ‘친구들에게 재밌게 이야기를 해 주는 타고난 거짓말쟁이 같다’는 말과 함께 원고를 완성해 출판을 하자고 연락이 왔다. 이후 신씨는 1년간 휴학을 하고 치열하게 글을 섰다.
영감의 원천은 바로 독서와 도서관이라는 신씨. 그녀는 도서관에 가면 글을 쓰고 싶은 욕구가 솟구쳐 온다. 평소에도 도서관을 자주 찾지만 글을 쓸 때는 매일 도서관을 찾아 일주일에 다섯 권을 읽을 정도로 독서에 열중한다. 신씨는 책을 읽고 글쓰기에 집중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예술, 공학, 심리학 등 다양한 분야를 접하기도 쉬워 자주 찾아간다.
영감의 원천이 독서라면 글쓰기의 동력은 ‘살아 있다는 느낌’이다. 신씨는 어렸을 적부터 글쓰기 이외에는 특별히 큰 관심을 가지거나 열중하는 분야가 없었다. 다른 분야와 다르게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글을 쓸 때는 항상 ‘살아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런 감정과 기쁨을 동력으로 글을 계속 써왔다.
신씨는 고등학교시절 글쓰기가 좋아 관련 학과로 진학하고 싶었다. 그러나 부모님의 반대로 행정학과에 진학했으나 글쓰기에 대한 꿈을 포기할 수 없어 틈틈이 글을 쓰기 시작했고 출판을 위해 더욱 글쓰기에 매달렸다. 어머니의 반대 때문에 공무원 시험준비를 한다고 이야기하고 도서관에서 가서 글을 썼다. 책이 나오자 반대하던 부모님도 시작하는 단계이니 더 열심히 하라며 작가의 길을 격려해주고 있다.
신씨는 스마트폰에 갇혀있는 친구들에게 글쓰기를 해보라고 권유한다. “책을 읽고 글을 쓴다는 것은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최고의 방법입니다. 글쓰기를 통해 생각을 조금씩 남기다 보면 자신의 생각을 발전시킬 수 있다는 걸 꼭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해리포터 시리즈를 쓴 조앤롤링이 롤모델이다. 신씨는 6살 때 처음으로 해리포터를 보고 매일 해리포터 생각만 했다. 기발하고 재밌는 아이디어로 글을 적어 또래의 어린 학생들이 책을 읽게 만드는 매력에 흠뻑 빠졌다. “누군가에게 종이책을 읽고 싶게 만드는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한명이라도 책을 읽고 싶게 만들 수 있다면 작가로서 만족할 것입니다.”
신씨는 최근 맨부커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처럼 독자의 마음을 끌어들이는 작가가 되고 싶다. “한강 작가의 글과 표현을 보면서 감탄을 많이 합니다. 한강 작가처럼 사람의 삶과 내면을 완벽하게 묘사하고 싶습니다”
신씨는 다음 작품도 추리소설을 준비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순수문학을 지향한다. “앞으로 글쓰기 역량을 쌓고 세상을 보는 눈을 키워 사람의 마음을 읽고 표현하는 순수문학을 하고 싶습니다”
평범한 대학생 모습의 신씨는 책과 글에 대한 이야기에서는 누구 못지 않은 뜨거운 열정을 드러냈다. 그의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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