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도추협 이사회 회의록 등 아주경제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대전충남양돈농협과 중소도축장 세곳은 2013년부터 충남 천안에 신규 통합도축장 건립 <아주경제 5월20일자 1면 참조>을 계획했다.
신규 도축장 건립을 위해서는 정부 지침에 따라 4곳의 도축장이 통폐합하는 과정을 받드시 거쳐야 한다. 문제는 통합과정에서 김명규 도추협 이사장이 중소도축업자에게 구조조정 자금 집행을 담보로, 법적근거도 없이 만든 무효 확인서에 강제날인 받는 등 양돈농협과의 통합을 방해해 3년 가까이 정부의 축산시설현대화사업을 지연시킨 데 있다.
김 이사장은 양돈농협과 통폐합하는 예천축산, 고려피앤비 등 중소도축업체 3곳에 도축장구조조정자금(정부 예산 50% 매칭)을 지급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자금집행을 미루면서 확인서에 강압적으로 날인받았다. 이런 식으로 김 이사장이 신규도축장 건립을 방해하면서 2014년에 시작해야할 공사가 2년 넘게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고려피엔비의 경우, 2013년 12월 30일 전라북도 축산과에 '대전충남양돈축산업협동조합과의 통폐합 동의 및 경영난'을 이유로 '도축업 폐업신고서'를 제출했다. 폐업신고가 완료되면 도추협에서는 이사회를 열어 도축장구조조정자금을 지급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양돈농협 신규도축장 건립을 앞둔 2014년 1월10일 이사회부터 김 이사장은 자금집행을 반대하는 충남지역 등 회원들과 손잡고 '구조조정자금을 받기 위해서는 확인서를 써야 가능하다'며 기존 입장과 다른 견해를 내비쳤다.
이에 대해 도추협 관계자는 "김 이사장이 당시 축산물처리협회장과 도추협 이사장 선거를 앞두고 충남 지역표가 필요했을 것"이라며 "반대 목소리가 커지자, 입장을 바꿀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도축장구조조정에 참여한 고려피엔비를 비롯한 중소도축장 세곳은 경영난에 시달리는 상황이었다. 김 이사장과 충남지역 협회원 등은 이런 상황을 교묘히 이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권오훈 고려피엔비 전 대표는 "도축장의 폐업에 따른 영업을 중지한 후 직원급여, 퇴직금, 보증금 반환, 공과금 등 집행해야 할 자금 압박으로 경영난에 허덕이는 상황이어서 어쩔 수 없이 확인서에 날인하고 자금을 수령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도추협에서 작성한 확인서에 날인해야 구조조정자금을 지급하겠다는 김 이사장의 강압적인 억지 요구에 따라 양심상 많은 고민을 했다"며 "김 이사장은 특히 '법적 대응을 하고 싶으면 해라. 최소 2년이상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고 울분을 토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양돈농협을 포함한 도축장 4곳은 통합 도축장 선정기준 등 지원요건에 충족하기 때문에 예산지원도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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