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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국내 은행들이 해외 인수합병(M&A) 시장의 문을 적극 두드리고 있다.
그동안 해외 시장에 직접 진출했던 것과 달리 현지 금융사를 인수하는 방향으로 해외 사업 전략을 수정하고 있는 것이다. 해외 금융사를 인수할 경우, 현지에 구축된 네트워크와 고객 기반을 그대로 이어받을 수 있어 현지화에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이 동남아 국가의 현지 금융사에 대한 M&A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해외 금융사 M&A에 가장 활발히 나서고 있는 곳은 우리은행이다. 우리은행은 최근 캄보디아 1위 소액대출회사인 프라삭 인수 본인찰에 참여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가격 협상이 끝나고 현지 금융당국의 승인만 나면 인수 작업이 마무리된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 2014년 캄보디아 소액금융회사인 말리스를 인수한 바 있다.
우리은행은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인 소다라은행을 인수해 2015년 초 우리소다라은행을 출범시켰다. 지난달에는 필리핀 중앙은행으로부터 현지 저축은행인 웰스디벨롭먼크뱅크에 대한 투자 승인을 받아 지분 51%를 취득할 예정이다.
신한은행 역시 해외 금융사 M&A에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인 뱅크메트로익스프레스(BME)과 센트라타마 내셔널 뱅크(CNB)를 잇따라 인수했다. 우선 BME를 신한인도네시아은행으로 변경해 출범했고 올해 내로 CNB도 합병해 통합할 예정이다.
전북은행도 캄보디아 프놈펜상업은행(PPCB) 매각 우선협상자로 선정, 현지 금융당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이처럼 은행들이 해외 금융사 M&A에 활발히 나서고 있는 것은 현지 금융사를 인수하는 것이 직접 진출보다 현지화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직접 진출의 경우 해당 국가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나 현지 교민을 상대로 주로 영업해왔기 때문에 현지화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에 반해 현지 금융사를 인수할 경우 구축된 직원, 점포망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는데다 고객 기반까지 갖춰져 있어 바로 영업을 진행할 수 있다.
또 기존 방식처럼 '사무소→지점→현지법인' 순으로 현지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아 진출할 경우 실제 영업에 나서기까지 걸리는 비용과 시간이 많다는 점도 문제로 꼽혀왔다.
이에 국내 은행들이 해외 사업의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M&A 등 진출 전략을 다양화하고 있는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해외에 진출한 국내 은행은 영업 대상이 해외 동포나 해외 진출 한국 기업에 국한돼 있어 현지화에 어려움이 있다"며 "국내 은행이 해외점포를 현지화하기 위해서는 현지 은행에 대한 M&A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M&A에는 위험이 따르는 만큼 철저한 현지조사와 충분한 실사 과정을 거쳐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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