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온유 기자 = 국내 화장품 생산 실적이 사상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했다. 무역흑자도 100% 가까이 신장했다. 하지만 중화권 수출 비율이 70% 이상을 차지하는 쏠림 현상으로 수출 다변화에는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화장품 생산실적이 전년도(8조9704억원) 대비 19.64% 증가한 10조732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최근 5년 동안 평균 13.9%의 성장세를 보인 결과다.
무역흑자 역시 처음으로 1조원을 넘겼다.
지난해 화장품 분야 무역흑자는 전년도(8514억원)보다 100% 가까이 급증한 1조6973억원에 달했다. 이는 화장품 수출이 크게 늘고 수입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지난해 화장품 수출은 2조9280억원으로 전년(1조8959억원) 대비 43.76% 신장했다. 반면 화장품 수입은 1조2307억원으로 전년(1조1033억원) 대비 3.83% 증가에 그쳐 무역흑자 향상의 영향을 줬다.
다만 화장품 수출 국가는 중화권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아 개선되어야 할 부분으로 지적됐다.
중국·대만·홍콩 등 중화권으로의 지난해 화장품 수출은 2조629억원으로 전체 수출액의 70% 수준에 달했다. 이중 중국 수출액은 전체 수출의 40% 이상(1조2021억원)을 차지했다.
화장품 수출 상위 20개 국가 중 전년 대비 수출 비중이 증가한 국가는 5개국에 지나지 않았다. 나머지 15개국은 수출 비중이 모두 줄어들었다.
수출 상위 10개국에서 수출 비중이 늘어난 국가는 중국과 미국 등 2국가였으며, 홍콩·일본·대만 등 기존 주요 수출국에서는 감소했다.
한편 지난해 화장품 생산 실적을 견인한 기업은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으로 집계됐다.
작년 생산 실적에서 두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61.83%(6조6351억원)로,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각각 34.93%와 26.90%를 점유했다.
3위는 애경산업으로 나타났지만 전체 비중의 1.84%(1978억원)에 그쳐 큰 격차를 보였다.
이어 더페이스샵, 이니스프리, 코리아나화장품, 에이블씨엔씨, 잇츠스킨, 엘앤피코스메틱, 애터미 모두 1%대 점유율에 머물렀다. 이후 10개사는 모두 0%대였다.
생산실적 상위 20개 품목에서도 단 1개를 제외하면 모두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제품으로 조사됐다.
아모레퍼시픽이 12품목, LG생활건강이 7품목, 엘앤피코스메틱 1품목이 상위 20개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이중 중국인이 선호한다고 알려진 '설화수'와 '더스토리후'의 관련 제품만 14개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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