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롯데그룹]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엇갈린 여론에 고민을 거듭하던 롯데그룹이 내달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걸린 초대형 태극기를 철거하기로 했다.
롯데월드타워의 운영사인 롯데물산은 작년 8월초 롯데월드타워에 가로 36m, 세로 24m짜리 초대형 태극기를 설치했다. 광복절을 기념하고 애국심을 고취시키기 위한 취지였다. 이후 롯데물산은 태극기를 유지한 채 아래 공간에 애국과 관련된 다양한 문구를 바꿔 달았다. 하단에는 롯데 엠블럼도 포함됐다.
문제는 지난 4월 4일 시민단체 '위례시민연대'가 타워 외벽에 설치된 부착물에 관해 민원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이들 단체는 서울시와 송파구에 옥외광고물법, 건축법 위반 민원을 넣었다. 아울러 민간기업이 국기를 이용한 것도 국기 훈령 18조에 맞지 않는다고 철거를 주장했다.
민원을 접수받은 서울시는 같은 달 15일 관련 민원 내용을 롯데 측에 알리고 법리적 판단을 해서 회신할 것을 요청했다. 이에 롯데물산은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으니 철거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5월께 모두 철거를 하겠다고 답했다. 아울러 초고층건물인 만큼 철거 기간이 조금 더 걸릴수 있다는 양해 사항도 덧붙였다.
하지만 이같은 결론에 도달하자 이번에는 다른 시민단체가 철거 반대 의사를 밝혔다.
5월 13일 '구국채널', 같은 달 20일에는 '엄마부대'가 태극기 철거를 반대하는 집회를 가졌다. 국내 최대 높이의 건축물이라는 상징성이 있는데 구태여 태극기를 철거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국가보훈처는 지난달 23일, 6월이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기존의 태극기와 '대한민국만세' 엠블럼을 유지해주고, 호국보훈의 달 슬로건도 함께 게재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서울시와 롯데물산에 보냈다.
결국 롯데물산은 당초 약속한 철거 시한(5월말)을 넘겨 이달 말까지 태극기와 '대한민국 만세' 문구를 롯데월드타워 외벽에 그대로 두기로 방침을 정했다.
롯데물산 관계자는 "국가보훈처 등의 협조 요청 등을 고려해 공익 차원에서 다음 달 철수를 결정했다"며 "옥외광고물법을 엄밀하게 적용해서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면 좋은 취지로 시작한 일인 만큼 7월까지 자진해서 철거하겠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