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의 기묘한 동행..위험·안전자산 동반 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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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6-09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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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이 클릭 아트]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최근 세계 금융시장에서 기묘한 동행이 목격되고 있다. 주식, 상품, 정크본드, 신흥국 퉁화와 같은 위험 자산이 수개월래 고점까지 랠리를 펼치는 가운데 금, 국채, 스위스 프랑, 일본 엔과 같은 안전자산까지 동반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통상 글로벌 경기가 둔화되고 금융시장이 불안하면 안전자산 선호가 두드러지고, 경제 전망이 밝고 안정적일 때에는 위험자산이 오르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미국 고용시장이 악화되고 세계은행이 글로벌 경제 성장률 전망을 낮춰도 투자자들은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지표 부진이 글로벌 경제 회복세를 무너뜨릴 만큼 심각하다고 생각하지 않거나 세계 주요 국가들의 경제 부진이 중앙은행들의 수용적 통화정책을 지속시킬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일 터다. 

독일 2대 은행 코메르츠방크의 시몬 퀴자노 에반스 수석 전략가는 블룸버그에 “모든 자산이 궁극적으로 중앙은행들이 쏟아붓는 막대한 유동성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대체로 투자자들은 경제 지표 악화를 시장에 호재로 생각하는 듯 하다. 주요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제로 가까이로 내리고 심지어 일본과 유럽의 경우 마이너스까지 금리를 내리자 투자자들은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이면 무엇이건 잡아채고 있다. 유동성이 지금처럼 계속 공급될 것임을 확인시키는 지표를 시장이 반기게 된 것이다.  

특히 미국의 실망스러운 5월 고용지표 발표 후 이 같은 움직임이 뚜렷하게 확인되고 있다. 5월 미국의 비농업부문에서는 신규고용이 3만8000건밖에 창출되지 않아 201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런데 투자자들은 미국 연준이 올 여름 기준금리를 올리지 못할 것이라며 환호했다. 실제로 시장은 지난주만 해도 올해 7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53%로 점쳤지만 이번 주에는 20%까지 추락했다.

미국의 금리인상 전망이 잦아들면서 8일 미국의 S&P500지수는 10개월래 고점을 찍었다. 정크본드는 올초 대비 9% 뛰었다. 게다가 달러가 하락하면서 금은 3주래 고점을 기록했고 유가는 11개월래 최고까지 올랐다. 엔과 프랑 역시 달러 대비 올랐다. 

하지만 골드만삭스는 지금처럼 지역이나 자산과 상관없이 등락 흐름이 비슷해질 경우 갑자기 시장이 매도세로 바뀔 경우 투자자들이 피신할 곳이 없다는 문제가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최근 공포지수 상승 베팅이 늘고 있어 현재 시장 랠리를 믿을 수 없다는 시각도 확인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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