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총재는 9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은의 주요 책무 중 하나가 금융안정이다"며 "어떤 특정한 것을 100% 배제하기보다 금융위기가 왔을 때 금융안정 책무를 감당할 자세가 돼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이런 문구 들어갔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8일 정부가 발표한 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국책은행 자본확충 방안에 따르면 구조조정 과정에서 시장 불안이 금융시스템 위험으로 번질 경우 정부와 한은이 수출입은행 직접 출자를 포함한 다양한 수단을 강구한다고 명시돼 있다.
즉 구조조정이 국가 경제 위기로까지 번질 경우 한은이 국책은행에 직접 출자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이 총재는 "(금융위기와 같은) 그런 경우에도 한은이 출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출자해도 정부가 인수하는 조건으로 하겠다고 밝혔다"면서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 오더라도 중앙은행의 기본원칙을 지키는 브릿지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직접 출자를 할 정도로 위기인가 판단은 금통위가 한다"고 덧붙였다.
발권력을 동원하는 데 있어서 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하다는 기존 이 총재의 입장과 관련해서는 "국책 은행 자본확충 방안은 국회동의를 전제로 만들었다"면서 "한은은 큰 틀에서 국민적 공감대, 국회 동의를 받는다는 원칙 지켰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구조조정 계획이 금리 결정에 영향을 미쳤냐는 질문에는 "금리 인하 결정은 어제 발표한 정부의 구조조정 계획과 전혀 무관하다"면서 "기업 구조조정을 직접적인 고려 요인이나 타깃으로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10조원으로 조성된 자본확충펀드 규모에 대해 "일시에 자금 투입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에 따라 필요성이 인정되면 그때마다 넣어주는 조건이다"이라며 "10조원가 다 집행된다고 보진 않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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