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외국 투자자들이 수년래 가장 빠른 속도로 일본 증시에서 자금을 회수했다. 아베노믹스에 대한 기대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도쿄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5월 동안 외국인들은 일본 주식을 4조5000억엔(약 49조원) 순매도했다. 2003년 이후 1~5월간 이 같은 속도로 자금이 빠져나간 것은 처음이다.
또한 일본 증시에서 1/3을 차지하는 외국인들은 올해 5월까지 1년 간 일본 주식을 7조6000억엔어치 팔아치웠다.
글로벌 성장률, 특히 중국의 급격한 경제 둔화에 대한 불확실성은 외국인 매도를 부추겼다. 그러나 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투자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아베노믹스가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일본 정책 입안자들이 약속 2% 물가목표 달성과 구조 개혁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한다.
스위스 PB 전문은행인 롬바드 오디에의 이호민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은행의 2% 물가목표 달성 여부가 불확실해지면서 최근 일본주식 비중을 축소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4월에 기대 인플레이션이 내려갔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은행이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아베 총리는 2012년 집권 이후 과감한 통화정책, 재정 부양책, 구조 개혁을 통해 지속가능한 강력한 성장률을 이뤄내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일본 경제는 여전히 일어서지 못하면서 침체와 미미한 성장을 오가고 있다.
또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효과가 약해지고 있으며 여전히 물가목표는 요원하다. 엔 하락은 최근 수년간 일본 기업들의 수익을 끌어올린 동력이었으나 올해에는 강세를 보이면서 수익을 압박하는 형국이다.
한편 템플턴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노먼 보어스마 사장은 일본 기업들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너무 낮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무라증권에 따르면 일본 기업들의 평균 ROE는 9%다. 미국 기업들의 17%나 유럽 기업들의 11%와 비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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