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오는 6월 23일 수만명의 영국 젊은이들이 콜드플레이, 뮤즈, 아델 등 유명 가수들의 무대를 볼 수 있는 글래스턴베리 뮤직 페스티벌에 모인다. 여타 젊은이들은 프랑스에서 열리는 유로 2016을 보러 떠나거나 막장 하이틴 드라마 홀리오크의 에피소드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같은 날인 23일에는 영국의 유럽연합(EU) 잔류냐 탈퇴냐를 결정하는 국민투표가 열린다.
뉴욕타임즈(NYT)는 영국 젊은이들의 관심을 브렉시트 국민투표로 끌어오는 것이 찬반 양측 캠페인의 최대 과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여론조사에서 브렉시트 찬성으로 기울어지는 신호가 나타나는 가운데 잔류 측은 더욱 젊은이들의 표심을 필요로 할 것이라고 전했다.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청년층과 30대층에선 잔류 측에 지지를 보내고 있다. 일부 조사에서는 18~30세 국민 중 절반이 EU 잔류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25세 이하는 잔류 지지 비율이 더 높았다. 그러나 문제는 젊은이들이 실제로 적극적으로 투표를 행사할지는 미지수라는 것.
영국의 EU 잔류 캠페인에서 젊은이들의 투표를 독려하는 영상을 감독한 스콧 타운신은 “젊은이들을 끌어내는 것은 어렵다. 나이가 있는 유권자들은 정보를 전통 언론을 통해 얻지만 젊은이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광고, 친구, SNS 등 각종 경로를 통해야 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젊은 층의 투표를 독려하는 바이트더밸럿과 같은 단체들은 영국의 EU 잔류를 지지하는 스타벅스와 팀을 이뤄 전국 스타벅스에서 투표 등록 캠페인을 열었다. 잔류냐 탈퇴 입장을 표명하지 않은 우버도 투표 등록을 상기시키는 팝업 광고를 띄웠다.
브렉시트 국민투표의 온라인 유권자 등록이 9일 자정으로 마감된 가운데 런던에 사는 자크 레이놀즈(20)는 아직 마음을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가족도 잔류과 탈퇴로 의견이 갈라졌는데 누구 말이 맞는지 모르겠다고 그는 덧붙였다.
영국 남동부 스위던에 사는 샘 헴필(24)는 잔류로 마음이 기울기는 하지만 확실히 결정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양측 모두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모든 사실과 수치가 조작된 것 같아서 결정이 어렵다. 사실보다는 감정에 호소하는 게 많다”고 전했다.
한편 영국 젊은층은 다문화 사회에서 편안함을 느끼고 비자 없이 28개 나라에서 일하고 여행하는 기회를 소중히 여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일 발표된 퓨 리서치 센터의 조사에서는 18~34세 영국인 중 57%가 EU에 대해 우호적 시선을 가졌다. 50세 이상에서는 이 비율이 38%에 그쳤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