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기 의정부 경찰서는 12일 오전 10시에 브리핑을 통해 "피의자 정 씨는 지난 7일 오후 3시께 의정부 사패산의 4부 능선에 있는 등산로에서 등산을 하던 등산객 정모(55·여) 씨를 살해하고 금품을 훔쳤다. 정 씨는 평소 지내던 만화방의 이용료를 낼 수 없을 정도로 힘들어지자, 지난 7일 오전 10시부터 사패산에서 소주 1병을 마신 뒤 강도를 계획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어 "피의자는 이날 오후 3시께 혼자 있던 피해자 정 씨를 발견하고 뒤에서 목을 조르며 머리를 두 차례 주먹으로 때렸다. 피해자 정 씨는 현장에서 의식을 잃었고, 피의자의 지갑과 가방을 훔쳐 달아났다. 지갑 안에는 고작 1만 5000원이 들어 있었다"고 사건 경위를 밝혔다.
정 씨는 사건을 저지르고 건설현장에서 일용직을 하면서 언론을 통해 살인사건 보도를 접한뒤, 심리적 압박감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피의자 정 씨는 성폭행 혐의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부인했다.
정 씨는 “피해자가 쫓아오지 못하게 바지를 내렸으나 성폭행을 하지 않았다"라고 경찰 조사에서 진술했다. 또한 경찰은 피해자가 발견된 곳에 있던 돗자리에서 나온 체모가 음모가 아닌 점과 그것이 제3자의 머리카락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성폭행 사건이라면 나타나는 상흔들과 피해자의 신체에서 동일한 유전자가 발견되지 않은 점을 이유로 현재까지는 성폭행이 없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이번 사건을 성폭행이 아닌 돈을 노린 우발적 범행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 피의자 정 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13일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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