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 기자 =10박12일 간의 순방 중 피로누적으로 공식일정 없이 휴식을 취하며 정국 구상에 몰두한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 주 국회 개원연설을 시작으로 공공기관 기관장 워크숍 등을 직접 주재하는 등 국정 드라이브를 다시 걸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휴일인 12일에도 일정을 비우고 다음날 국회 개원 연설문을 가다듬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여소야대 국회상황에서 집권후반기 국정과제 완수를 위해서는 야당의 협조가 필수적이니 만큼 야당을 존중하고, 3당 대표와의 분기별 회동을 통해 적극적으로 소통해나가겠다는 의사를 밝힐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렇게 되면 청와대 참모진 개편에 이어 개각도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인사청문회를 감안해 원구성이 완료되는 대로 이르면 다음 달 내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온 ‘장수 장관’들을 대상으로 2-3개 부처에 대한 중폭 개각이 단행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다만 여야 대표 회동의 경우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이 차기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를 8-9월에 개최할 예정이어서 순치적으로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상임위원장단 등 원구성이 완료되면 여야 원내대표단 및 상임위원장단을 초청하거나 새누리당 20대 국회의원 초청 간담회를 먼저 개최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여야 협치 구상과 노력이 현실화될지는 미지수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박 대통령이 조속한 처리를 촉구하고 있는 경제활성화․노동개혁 입법, 기업구조조정,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등은 야당과 이견차를 여전히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세월호특별법, 역사교과서 국정화 등도 마찬가지다.
게다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권은 홍기택 전 전 KDB금융그룹 회장 겸 산업은행장의 발언을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혈세 투입 과정에 박근혜정부 실세들이 개입했다는 증언으로 보고 청문회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 이미 야3당은 가습기 살균제 청문회, 어버이연합 게이트 청문회, 정운호 게이트 청문회, 농민 백남기씨 사건 청문회 등을 추진키로 합의한 바 있어 정권에 적잖은 압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의 국정에 힘을 실어야 할 새누리당 역시 유승민 의원 등 무소속 복당 문제를 둘러싸고 ‘계파 갈등’이 뇌관으로 작용하면서 당청관계가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남중국해 영유권과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한반도 배치 문제를 둘러싼 미·중 갈등과 북·중 관계 회복 가능성이 북핵 문제와 연관돼 있는 만큼 한반도 주변 정세도 박 대통령이 앞으로 풀어가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이런 가운데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취임 후 처음으로 러시아를 방문해 13일(현지시간)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 회담을 갖고 러시아와의 양국 관계와 북핵 국제 공조를 점검한다.
윤 장관의 이번 러시아 방문은 최근 이란, 우간다 및 쿠바 방문 등에 이은 글로벌 대북압박 외교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의 취임 후 첫 러시아 방문도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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