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정·재계 고위급 인사로 구성된 방문단을 이끌고 12일부터 14일까지 사흘간 중국을 방문한다. 메르켈 총리의 중국 방문은 재임 중 9번째로 중국과 독일의 관계가 한층 더 가까워질지 여부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 온라인 뉴스매체 펑파이뉴스는 메르켈 총리가 장관급 10여명과 대기업 대표 20여명을 이끌고 12일 중국에 도착한다고 12일 보도했다.
메르켈 총리는 12일 저녁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초대로 청나라 황실 여름정원으로 유명한 이화원에서 만찬을 함께 한다. 13일에는 리 총리와 '제4차 중국-독일 정부간 협상'을 통해 양국 협력 강화를 모색하고 이날 저녁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과의 회동도 예정돼 있다.
이번 중국-독일 협상에서는 인터넷 보안·농업·공업 혁신·외교정책 등 다각적인 문제가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메르켈 총리는 우선 최근 전세계적인 질타를 받고 있는 중국 철강 '공급과잉' 문제를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추진을 선언한 '공급 측면 개혁'에 대한 훈수를 두고 이를 독촉할 전망이다. 메르켈 총리는 12~13일 베이징을 방문한 후 14일 중국의 주요 석탄생산지이자 '공급 측면 개혁'의 중심지인 랴오닝성 선양시로 이동한다.
이 외에 최근 독일까지 밀려든 차이나머니의 인수·합병(M&A) 공습에 대한 우려도 전달할 예정이다.
리 총리는 유럽에서의 중국 시장경제지위 확보에 대한 독일의 지지를 구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유럽의회는 유럽 기업에 대한 타격 등을 이유로 중국에 대한 시장경제지위 부여를 거부한 상태다.
독일이 추진 중인 '인더스트리 4.0'과 중국이 신(新)성장동력 확보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제시한 '중국제조 2025' 전략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협력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외에 9월 초 항저우(杭州)에서 열리는 G20회의에 관한 의견을 교환한다. 양국간 민간교류 활성화를 위한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다. 중국은 독일에 내년을 '중·독 관광의 해'로 정하자고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독일은 최근 실리를 중심으로 거리를 좁히고 있다.
지난해 중국과 독일간 무역규모는 1627억 유로로 전년 대비 5% 증가했다. 중국의 최근 수출 경기가 악화되고 교역국과의 거래가 전반적으로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선전'하고 있다는 의미다. 또, 독일은 유럽지역 최대의 대(對)중국 투자국이다.
메르켈 총리도 중국으로의 발길을 재촉하고 있다.
미카엘 클라우스 주중 독일대사는 "오는 9월 항저우 G20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메르켈 총리가 중국을 다시 방문할 예정으로 이는 임기 중 10번째 방문이 된다"면서 "이는 유럽 등 선진국 정상 중 가장 많은 수로 중국과의 관계를 그만큼 중시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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