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예능 좀 그만 베껴!" 중국 '심폐소생송' 표절 논란, 대륙서도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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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6-13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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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왼쪽 '심폐소생송'/오른쪽 '명곡이었구나']

아주경제 김은하 기자 = 한국 예능 프로그램을 사실상 그대로 베껴 제작·방영한 장수위성TV의 뻔뻔한 행태가 중국 현지에서도 차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12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는 장수위성TV '명곡이었구나-단오 명곡을 건지다'와 SBS '심폐소생송'의 방송 화면 비교 이미지가 올라 반향을 일으켰다.

'# 한국 예능, 언제까지 표절할 것이냐'란 관련 토론 주제는 당일 한때 웨이보 화제 순위 5위까지 올랐다. 해당 게시글은 13일 오전 현재 조회 수 6344만 건을 돌파했고, 댓글 수 7만 6000개를 넘어섰다.

중국 네티즌 반응은 엇갈렸다. "좋은 프로그램인 줄 알았는데 역시 또 표절" "장수위성TV 실망" 등 자국 방송사를 비판하는 여론이 있지만 "믿을 수 없다. 한국이 또 무조건 우긴다"는 식의 비하 의견 역시 적지 않았다.

그간 중국 방송사의 한국 예능 베끼기 논란이 여러 차례 있었지만, 이번처럼 현지 네티즌의 큰 관심을 끈 적은 없었다.

중국 방송가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장수위성TV의 '단오 명곡을 건지다'가 6월9일 전체 예능 프로그램 시청률 4위(0.93%·중국공영채널 CCTV 포함)를 기록해 기대가 컸는데 당황스럽다"며 "장수위성TV 측의 직접 해명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1일 SBS '심폐소생송'의 기획·제작사이자 저작권자인 코엔미디어는 "중국 장수위성TV의 표절로 인한 권리 침해를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코엔미디어 측은 지난 3월 장수위성TV와 '심폐소생송'(영문명 My Hidden Song) 합작확인서를 주고받았다고 밝혔다.

양측 합작확인서에는 장수위성TV의 심폐소생송 포맷 라이선스 구입 의향이 포함됐다. 포맷 라이선스 권한 소유주(코엔미디어)와 판권 계약에 대한 내용을 장수위성TV 측도 충분히 인식했다는 이야기다.

코엔미디어 측은 "그럼에도 장수위성TV는 녹화 직전, 중국 내 규제를 이유로 판권을 사지 않은 채 제작 인력만 원했다. 또한, 저작권이 장수위성TV에 있음을 명시하자는 등 지나친 요구를 해왔고 결국 협의가 중단됐다"고 설명했다.

이후 코엔미디어와 협의 없이 장수위성TV에서 제작돼 9일 전파를 탄 '명곡이었구나-단오 명곡을 건지다'는 '심폐소생송'과 매우 흡사했다.

4명의 '노래 깨우는 자'(한국에서 심폐소생사)가 1절을 부른 뒤 현장 200명 관객의 투표를 통해 '노래 깨우기' 여부를 결정했다. 120표 이상을 획득하면 원곡자가 등장하고, 남은 노래가 불렸다.

명칭을 제외하고 프로그램의 기획·포맷·규칙·내용 등이 모두 '심폐소생송'과 동일하다고 해도 무방했다.

사회자가 처음 등장해 노래를 부르고, 프로그램 규칙과 취지를 설명하는 오프닝 등 연출 기법마저 똑같았다. 굳이 다른 점을 찾자면 무대 세트 일부 디자인만 달랐다. 차별 요소로 언급하기조차 어렵다.

코엔미디어는 중국의 이러한 부당 행태를 바로잡고자 문화체육관광부·방송통신심의위원회·각 방송사·독립제작사협회 등 관계 기관에 협조를 요청,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이다.

코엔미디어는 "장수위성TV가 '심폐소생송'의 저작권자가 코엔미디어임을 알면서도 무단으로 똑같은 프로그램을 제작·방송했다"며 “의도적으로 당사의 '심폐소생송'을 표절한 행위는 당사의 합법적 권익을 심각하게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장수위성TV는 정당하게 판권 구입 후 '명곡이었구나-명곡을 건지다'를 제작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한·중 양국 매체의 합작과 교류에 불리한 영향을 미치고 중국 TV 매체의 국제적인 명성이 훼손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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