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정적인 데드라인으로 여겨지는 시한까지 벌써 3분의 1 가량 흘러갔으나, 아직은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이 한진해운의 현재 상황이다.
14일 해운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적어도 오는 8월 4일 이전까지는 용선료 협상에서 진전된 성적표를 보여줘야 한다.
한진해운은 경영난으로 인해 지난 4월 말 채권단에 자율협약을 신청했고, 채권단은 5월 4일 조건부로 자율협약 개시를 결의했다.
8월 4일은 채권단이 부여한 채무유예의 만기일이다.
한진해운의 자율협약은 사채권자들의 채무재조정과 해외 선주들의 용선료 인하 등 모든 이해관계자가 고통을 분담하고 해운동맹에도 잔류해야 채권단에서도 지원에 나서는 조건부로 진행된다.
따라서 한진해운은 8월 초까지는 자율협약의 조건 중 가장 중요한 고비로 꼽히는 용선료 협상에서 진전이 이뤄졌다는 신호를 보여야 한다.
정부와 채권단은 한진해운이 용선료 인하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지원할 수 없으며, 법정관리도 불사하겠다는 원칙을 세워 놓고 있다.
한진해운은 22개 선주사와 한 차례씩 용선료 인하를 위한 1차 협상을 벌였으나,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은 곳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해운의 선주 구성이 현대상선보다 다양하고, 그만큼 돌발 변수가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협상을 복잡하게 만드는 요소로 꼽힌다.
이미 용선료를 연체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등 유동성이 부족하다는 점도 협상을 어렵게 만드는 부분이다.
한진그룹은 연말까지 부족한 자금 1조원 가운데 4000억원을 지원하는 대신, 채권단에서 나머지 부족분을 지원해주는 방안을 제안했다가 채권단으로부터 거절당하기도 했다.
채권단은 이해 당사자의 엄정한 고통 분담을 명분 삼아 자금 지원은 할 수 없으며, 회사가 직접 유동성을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결국 한진칼·대한항공을 통해 한진해운을 지배하고 있는 조양호 회장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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