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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영언론이 미국에 총기 관련 정책 개혁을 독촉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역대 최악의 총기난사 사건을 일으킨 용의자 오마르 마틴. [사진=오마르 마틴 마이스페이스 캡처]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지난 12일 새벽(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한 게이클럽에 발생한 미국 사상 최악의 총기난사 사건에 대해 중국 관영언론이 미국의 각성을 독촉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14일 '얼마나 더 죽어야 미국 총기단속 필요성 각성하나'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총기소지의 문제점과 총기난사 사건 발생이 확실한 상황에서도 미국이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환구시보는 "이번 총기난사 사건으로 무려 49명의 무고한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면서 "무엇보다도 공포스러운 것은 또 다시 이러한 비극이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고 미국인은 그저 다음 총기난사 사건을 기다릴 수 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언제, 어디서, 누가 총기난사 사건을 일으킬지는 아무도 알 수 없지만 '사건이 발생한다'는 것만은 확실하다는 것이다.
총기정책 개혁이 쉽지 않은 일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환구시보는 "미국의 경우 민간인이 2억5000만개의 총기를 합법적으로 소지하고 있고 총기소지는 미국의 건국사와도 연결된 뿌리깊은 문화"라며 "이것이 미국 내 총기소지를 지지하는 세력과 단체가 있고 총기난사, 각종 테러 발생에도 미국이 개혁에 나서지 못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심지어 "미국인의 손에서 총기를 빼앗는 것은 모든 미국인이 젓가락을 쓰도록 하는 것보다 어려운 일"이라고 비유했다.
하지만 환구시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총기소지 단속의 필요성을 각성하고 지금 당장 큰 문제가 없어도 개혁에 나서야 한다"면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실질적인 행동에 나서는지 여부가 미국 사회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총기문제가 최근 미국 대선 이슈로 부각된 것에 대해서도 "도날드 트럼프가 대통령이 돼 이슬람 극단주의자에 역대 가장 강력한 제한 조치를 취하든지, 힐러리 클린턴이 대통령에 당선돼 '안정적 전략'을 고수하든지 '테러리즘과 연관된 총격 사건'의 증가는 미국 국가전략 추진과 발전을 크게 저해할 것임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 올랜도 총기난사 사건을 수사 중인 연방수사국(FBI)는 13일(현지시간) 이번 사건을 테러단체의 영향을 받아 촉발된 '자생적 테러'로 결론을 내렸다.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은 "용의자인 오마르 마틴이 해외 테러단체 활동에 영감을 받아 테러분자로 급진화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용의자가 두 차례나 사우디아라비아 성지순례를 다녀왔고 범행 중 911에 전화를 걸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에 충성맹세를 한 것 등이 근거로 언급됐다.
이번 사건으로 지금까지 50명(용의자 포함)이 사망하고 53명이 부상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부상자 중 5명은 위독한 상태로 사망자 수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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