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민간기업들의 투자 적극성이 눈에 띄게 꺾이면서 민간투자가 저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것이 중국 경기 하강을 가속화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1~5월 중국 고정자산투자액이 전년 동기 대비 9.6% 증가하는 데 그쳤다. 고정자산투자액 증가율이 10% 이래로 떨어진 것은 2000년 5월 이래 처음이다.
이는 민간 고정자산투자가 위축된 것과 관련이 있다. 같은 기간 민간 고정자산투자액이 11조6384억 위안으로 전년 같은기간보다 3.9% 증가하는 데 그쳤다. 1~4월의 증가 폭에서 1.3% 포인트 둔화된 수준이다. 전체 고정자산투자에서 민간고정자산투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62%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서 3.4% 포인트 줄었다.
특히 동북 및 중서부 지역 민간투자가 눈에 띄게 둔화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1~5월 중서부 지역 민간 고정자산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7%, 2% 증가했다. 이는 1~4월 증가율보다 각각 1.1%, 0.9% 포인트 둔화된 것이다. 동부지역 민간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29.3% 하락하며, 1~4월 감소폭에서 6.2% 포인트 더 확대됐다.
반면 동부지역 민간 고정자산투자가 5조5933억 위안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8% 증가했다. 이는 1~4월 증가율보다 0.3% 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동부지역도 낙관하긴 어렵다. 이 지역 대부분의 민간 투자가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 4월 광둥성의 민간투자 자금의 절반 가까이가 부동산개발에 집중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성라이윈(盛來運) 국가통계국 대변인은 13일 “민간 고정자산 투자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며 “민간 고정자산투자 증가율 둔화는 경제 동력이 부족함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생산자 물가 하락세, 과잉생산 등 문제로 기업들의 이윤이 쪼그라들어 투자 의지가 감소한 것이라고 전했다.
펑펑(彭彭) 광저우 민영경제발전연구회 상무부회장은 "중국 경제형세가 너무 좋지 않아 민간기업들이 투자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민간투자 적극성이 떨어지자 국무원에서도 직접 민간기업들의 투자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 달 20일부터 광둥(廣東)성과 저장(浙江)성, 장쑤(江蘇)성 등 18개 지역에 9개 조사팀을 파견했다. 당시 민간기업들은 시장 접근 제한과 은행 대출 제한, 국유기업의 불공정 경쟁, 관료주의 등 문제점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전체 국내총생산액(GDP)에서 민간경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60%에 달한다. 민간기업이 전체 일자리의 80%를 창출하고 있으며, 50%의 세수를 담당하고 있다. 민간 투자 불안정이 중국 경제의 안정적 성장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와 관련, 장쥔(章俊) 모건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단기간 내 민간투자를 끌어올릴 효과적인 정책을 내놓긴 어려울 것”이라며 정부가 감세 자금조달 비용 인하, 독과점 시장 타파 등 민간기업에 대한 정책지원을 지속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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