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송종호 기자 = 14일 정부가 공공기관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했지만, 해당 기관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한국석탄공사 등 감산·감원 계획 수립이 예고된 공기업 노조는 단식투쟁에 돌입하는 등 후폭풍이 거세다.
이날 정부의 석탄공사 구조조정 방안이 알려지면서 강원 폐광지역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권정복 삼척범시민비대위원장은 “단계적 구조조정은 폐광의 공식화”라며 “지역경제 근간인 석탄공사 도계광업소 폐광 공식화는 외부 자본투자를 막는 등 지역을 고사시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계 지역은 정부에 대한 투쟁을 계속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와 같은 이유로 도계 주민은 생존권 확보 투쟁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구조조정 방안이 발표된 만큼, 폐광 이후 생존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유태호 태백시 지역현안대책위원장은 “단계적 구조조정은 그동안 계속해온 감산·감원 속도가 빨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도 “시간을 번 만큼 각계각층 의견을 수렴해 폐광 이후 지역생존대책을 철저히 세워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구조조정 방안에서 통폐합 대상으로 선정된 기초전력연구원·국립생태원·낙동강생물자원관·호남권생물자원관·멸종위기종복원센터 등 5곳은 비교적 소형 기관이라는 점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석탄공사나 석유공사 같은 경우 구성원이 많고, 지역경제 현안 등 얽혀있는 이해관계가 많아 통폐합을 비켜갈 수 있었을 것”이라며 “작은 기관에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니 제대로 된 결과물이 나오기가 힘들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은 규모의 기초전력연구원만 폐지하는 등 맹탕 수준에 그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초전력연구원은 2016년 기준 현원 31명의 비교적 작은 공공기관이다.
이번 구조조정 방안이 큰 틀에 대한 변화없이 감원 등 보여주기식 행정에 그쳤다는 지적도 있다.
권오인 경실련 경제정책팀장은 “이번 구조조정 방안은 인력구조조정, 이른바 비용절감형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직원들에게 부담을 떠넘기는 행위”라며 “공기업의 목적, 역할 등을 명확하게 비교 분석해 큰 틀에서 보지 못하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의 성과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구조조정을 진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 팀장은 “인력구조조정보다 중요한 것이 역할과 기능에 대한 장기적인 계획”이라며 “단순한 인력 재구성은 목적과 다르게 가는 구조조정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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