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새누리당이 12년만에 집단지도체제의 틀을 벗고 '단일지도체제'로 전환한다. '봉숭아 학당'이란 비판을 받아 온 합의제 운영의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당 대표를 중심으로 당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자는 게 목적이다.
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는 14일 당 지도체제 개편을 통해 당 대표에게 당무를 총괄하게 하는 등 권한을 강화하고 최고위원과 분리 선출하는 안을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또한 45세 이하 청년 최고위원을 별도로 선출하고, 당권과 대권을 분리한 현행 구조를 유지키로 했다.
권성동 당 사무총장은 당사에서 열린 혁신비대위 5차 회의 직후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이 밝히며 "향후 의원총회 보고를 거쳐 의견 수렴 후, 다시 비대위 회의를 열어 이를 최종 의결한다"고 설명했다.
브리핑에 따르면, 우선 대표최고위원의 명칭은 당 대표로 변경한다.
당 대표에게는 현재 당헌·당규에 명시된 권한에 '당무 통할' 규정을 추가해, 주요 회의 소집 및 주재권한과 사무처 당직자 임명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현재 규정상 당 대표는 사무처 당직자 임명에 대해 추천권한만 있고 임명은 최고위와 협의해 하도록 돼 있다.
최고위원과 최고위원회의는 현행대로 유지하되, 당 대표와 최고위원은 분리해 선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당 대표는 1인 1표제로 하고, 최고위원의 경우 선출직 4명 중 2명을 선택하는 연기명 투표(한 개의 용지에 정원 수대로 피선거인 이름을 적는 투표방법) 방식을 택하기로 했다. 여기에 45세 이하 청년 최고위원 1명도 남녀 구분없이 별도로 선출하기로 했다. 1인당 당 대표 1명과 선출직 최고위원 2명, 청년최고위원 1명을 뽑는다는 얘기다.
현행 최고위원 구성은 당 대표와 원내대표, 정책위의장을 비롯해 선출직 최고위원 4명, 지명직 최고위원 2명으로 총 9명이다. 그러나 청년 최고위원을 별도로 선출키로 하면서 지명직 최고위원은 2명에서 1명으로 줄여 정원을 맞췄다.
또한 최고위원 선거에서 여성이 4위 안에 들지 못하더라도, 현행대로 가장 득표율이 높은 여성 1명을 최고위에 반드시 포함시키기로 했다.
당권과 대권 분리 문제에 대해서는 대선 후보의 입지를 넓혀주는 차원에서 분리 규정을 개정하자는 의견도 많았으나, 제왕적 총재의 '폐해'를 우려한 결과 '분리'돼 있는 현행 구조를 유지키로 했다.
권 사무총장은 "지도체제 개편 기본방향은 당의 화합과 효과적인 당 운영을 위한 당 대표의 리더십을 회복하고 청년, 여성 등 다양한 계층의 참여 확대로 미래 정치 지도자를 양성하며, 제왕적 총재와 같은 비민주적 당 운영을 지양하되 민주적인 운영을 유지하는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권 사무총장은 "전당대회 날짜를 8월 9일로 정했는데 30일로 연기할 수 있다는 보도가 자꾸 나온다"면서 "이 전대 날짜는 확정됐고 절대 연기는 안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에 대해 그는 "비상 상황이 지나치게 늘어져선 안 된다"면서 "지도체제 변경, 복당 논의, 전대 준비 이 3가지가 비대위가 해야 할 일들 중 핵심인데 두 달 안에 충분히 마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