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책을 만나다] 빨간불 켜진 저출산 문제…'일과 양육의 행복'이 선결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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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6-1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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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를 낳아도 행복한 프랑스 육아 | 대한민국 부동산의 미래 | 국가대표 트럭 장사꾼

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밀린 집안일, TV리모콘과의 손가락 씨름, 아이들과 놀아주기 등 주말·휴일엔 '의외로' 할 일이 많아 피곤해지기 일쑤다. 그렇지만 책 한 권만 슬렁슬렁 읽어도 다가오는 한 주가 달라질 수 있다. '주말, 책을 만나다'에서 그런 기분좋은 변화를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 '아이를 낳아도 행복한 프랑스 육아' 안니카 외레스 지음 | 남기철 옮김 | 북폴리오 펴냄

'아이를 낳아도 행복한 프랑스 육아' [사진=북폴리오 제공]


2001년 '초저출산 국가'에 진입한 대한민국의 합계출산율은 2015년 기준 1.24명으로 OECD 국가 중 꼴찌다. "2020년 1.5명으로 출산율을 회복하겠다"는 목표로 지난 정부와 현 정부는 8년 동안 '저출산고령화대책'을 펴왔지만 그 효과는 '다 아는 대로'다. 

프랑스는 같은 해 기준 평균출산율 2.1명으로 유럽연합 국가 중 1위를 기록했다. 1994년 1.6명으로 유럽 내에서도 출산율이 매우 낮은 나라였지만, 프랑스는 '아이는 여성이 낳지만 사회가 함께 키운다'는 슬로건 아래 다양한 보육지원 정책을 펼쳤다. 물론 프랑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은 결과이기도 하지만, 전문가들은 프랑스인들의 아이와 가족에 대한 남다른 애착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독일인 안니카 외레스는 "만약 자신이 독일에 계속 살았다면 출산과 육아가 삶에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이라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아이를 낳지 않았을 것"이라고 고백한다. 그는 프랑스에 살면서 그곳의 부부 대부분은 별다른 고민 없이 아이를 낳고, 일과 양육을 조화롭게 병행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 역시 현재 두 명의 아이를 낳고 '균형 있는 삶'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이 책은 외레스가 직접 경험한 프랑스인들의 출산과 양육을 대하는 인식, 그들이 둘 이상의 자녀를 낳아 기르는 것을 전혀 부담스러워 하지 않는 비밀 등에 관한 기록이다. 저자는 수년간 작은 노트를 들고 다니면서 프랑스 친구들, 빵집 아주머니, 철학자, 사회학자 등과 대화를 나누며 그들이 아이를 그토록 좋아하는 이유를 풀어갔다.

"엄마, 아빠가 강해지고 기분이 좋아야 우리 아이들을 잘 키울 수 있어. 비행기를 탔는데 갑자기 어떤 문제가 생겼다고 가정해 보자고. 우선 부모들이 산소마스크를 써야 아이들을 도울 수 있잖아. 아이들을 살리려면 부모들도 산소가 필요한 거지."(본문 63쪽)

이런 상황에 한국 부모들은 어떻게 대처할지 새삼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292쪽 | 1만4000원

◆ '대한민국 부동산의 미래'  김장섭 지음 | 트러스트북스 펴냄

'대한민국 부동산의 미래'[사진=트러스트북스 제공]


대통령의 이른바 '통일 대박론' 이후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들썩였고, 통일을 투자의 기회로 여기는 사람들은 북한의 부동산에 눈독을 들였다.

독일의 경우 통일 후 동독의 토지 소유권 관련 반환소송이 250만 건에 달하며 국가적인 소송이 이어졌다. 공산주의 이념을 바탕으로 '무상몰수' '무상분배'가 진행됐던 동독에서는 영토 대부분의 소유권이 모호해졌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 김장섭 JD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한국 역시 독일의 전례를 피해갈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는 통일 후 급상승한 동독 주민의 임금이 제품 가격경쟁력을 잃게 한 것, 월등히 발전된 서독으로 매년 20만 명씩 이주한 사실, 동독의 빈집을 처리하는 데 들어간 막대한 비용 등을 지적하며 "(만약 남북이 통일 된다면)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된 산업인프라와 교육여건 등이 인구 집중을 불러올 것"이라고 진단한다.

정부 정책과 공적자금 투입 등으로 지방으로 인구 일부가 분산되기는 하겠지만, 여러 가지 조건을 볼 때 서울과 수도권의 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이야기다. 

저자는 통일 후 주목해야 할 산업과 지역을 짚어가며 투자에 대한 비전도 제시한다. 그는 "조지소로스 등 세계적 대 부호들이 북한지역 개발에 전 재산 투자의사를 밝혔다. 한민족으로서 북한 지역의 가치를 명확히 판단하고 준비하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본인 작업에 당위성을 부여한다. 

이 책은 꼭 '통일'이라는 특정 상황이 아니더라도 시시각각 분기점을 맞는 한국 부동산의 현실과 미래를 점쳐본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최상·최악의 시나리오에서도 부동산으로 살아남을 방법을 찾는 것은 독자 개개인의 몫이겠지만 말이다. 

352쪽 | 1만6000원

◆ '국가대표 트럭 장사꾼' 배성기 지음 | 지식공간 펴냄

'국가대표 트럭 장사꾼'[사진=지식공간 제공]


명퇴·조퇴도 서러운데 천정부지로 치솟는 집값과 허리가 휘다 못해 부러질 정도의 사교육비까지…. '아프니까 청춘' '청년에게 힘내라는 말 대신 힘을' 등의 말이 횡행할 정도로 20~30대 청년들이 힘들다고 하지만, 이런 숨막히는 현실에 직면한 40대가 어쩌면 가장 힘든 세대인지 모른다.

여기 "자식이 있는 사람들은 압니다. 돈이 없어 아이에게 월 3만원 학습지를 해주지 못하는 고통은 20킬로그램짜리 시멘트 봇짐을 지고 계단을 오르는 것보다 훨씬 큽니다."라고 말하는 또 한 명의 40대가 있다. 

저자 배성기는 마흔이 눈앞이었던 시절 야심차게 강남에 가게를 냈지만 2년 만에 쫄딱 망했다. 남은 것은 1억5000만원의 빚과 담보 잡힌 중고 트럭 한 대뿐. 가진 것도 없고 학벌·인맥도 없는 그가 할 수 있는 건 장사밖에 없었다. 그는 그길로 트럭을 몰고 거리로 나섰다.

그는 '남들처럼 해서는 답이 없다'는 생각으로 언제 다시 볼지 모르는 고객이지만 물건을 외상으로 주고 배달, 반품, 애프터서비스(AS)도 했다. 트럭에 쉬이 다가오지 않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트럭을 밭과 산처럼 꾸미고 다녔다. 또 새벽 3시에는 동대문 시장, 새벽 5시에는 신림동 곱창 골목, 오후 2시에는 고급 한정식 집 등 고객이 물건을 살 이유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갔다. 

그는 그렇게 사계절을 모두 길에서 보내며 1년 만에 빚을 갚았다. "고정관념은 깨라고 있고 젖은 타성은 말리면 된다"는 말을 몸으로 증명한 셈이다.

트럭장사 사관학교는 모진 경험을 통해 얻은 노하우를 같은 처지의 사람들과 나누고자 그가 만든 배움터다. 그곳에 걸려 있는 현수막은 이 책이 왜 '빤한 성공담'이 아닌지를 웅변한다.

"가난하게 태어난 것은 나의 잘못이 아니지만 가난하게 늙는 건 내 잘못이다."

288쪽 | 1만3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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