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산하 출연연인 뇌연구원의 인력 대다수가 비정규직으로 채워졌으며, R&D 예산도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뇌연구원은 현재 108명의 직원 가운데 정규직이 41명으로 약 70%(비정규직이 67명) 가까이가 비정규직으로 포진돼 있다. 정규직 가운데서도 행정직을 제외한 연구원은 24명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정규직 연구원들은 뇌신경망연구부 12명, 뇌질환연구부 8명, 공동연구장비 및 실험동물센터 4명 등 최소 인력만으로 구성·배치됐다. 국내외 뇌연구 허브기능을 수행해야 하는 뇌공학분야는 연구자가 없어 공석으로 남겨진 실정이다.
다른 과학 출연연구기관도 사정은 비슷했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올해 6월까지 약 4년간 25개 과학기술계 출연연구기관 중 신규 채용된 연구직 5903명으로, 비정규직이 약 71.1%(4197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채용 인원 8782명에서 절반에 가까운 약 47.8%에 해당한다. 출연연의 역할과 연구 과제가 늘어나면서 인력 부족으로 해마다 인력을 수천명 채용하고 있지만 절반가량이 비정규직 신분인 셈이다.
통상적으로 과학 출연연구기관의 인력과 예산은 미래부의 검토를 거쳐 최종적으로 기획재정부가 배정을 하는 구조다. 문제는 뇌연구원처럼 과학 출연연구기관 대다수가 매년 인력과 예산을 늘려줄 것을 요청하지만 여전히 반영되지 않는 것.
과학계에 몸답고 있는 한 연구원은 "출연연 채용 인력의 절반 이상이 비정규직으로, 정작 연구할 사람이 없는 우스운 상황"이라면서 "정부가 중장기 투자게획 없이 외적으로만 뇌과학을 육성하자고 구호만 외치고 있는 형국"이라고 꼬집었다.
전문가들 역시 단순히 인력을 늘리기 위해 불안한 비정규직을 육성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과학 발전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비정규직은 불안정한 고용구조로 이직률 또는 퇴사율이 높아 장기 연구 과제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또 미국과 일본 등 세계 선진국들이 매년 뇌연구에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미국은 6조원 이상의 뇌연구비를 지출하고 있고, 일본 또한 매년 400억~500억엔을 투자하는 실정이다.
이진규 미래부 기초원천연구정책관은 "정부는 올해 국내 뇌연구비 규모를 1331억원 수준으로 잡고, 내년에는 뇌지도 작성 등 시범사업을 총 100억원 규모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한국도 특화된 분야에 전략적으로 투자해 뇌 연구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미래 신산업 창출을 이뤄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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