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헛점투성이 면세유 손본다…외상거래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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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6-15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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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유소-농가, 외상거래 후 연말에 결제 관행…“면세유 악용”

  • 정부 “매 분기마다 미사용 자동소멸 적용 검토”

아주경제 배군득·김선국 기자 = 폭리와 부정유통 근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면세유 제도가 내년에 확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농가에서 신청한 면세유를 쓰지 못할 경우, 매년 자동소멸되는 기간을 분기별로 관리해 면세유 부정유통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대책도 정부 협업으로 진행 중이다.

또 국세청, 산업통상자원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등으로 나눠진 면세유 부정유통 단속체계도 일원화되고,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 사법권을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15일 기획재정부·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면세유 관련 부정유통방지 대책을 위해 외상거래 단축, 지도단속 사법권 부여 등을 골자로 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협의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면세유 외상거래가 관행처럼 굳어지면서 부정유통 의혹이 커지고 있다. 면세유 미사용분은 매년 자동소멸되지만, 이 기간을 매 분기로 단축하겠다는 것”이라며 “농가에서 연말에 일괄 결제하는 폐단을 막고, 투명한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농가 입장에서는 면세유를 받기 위해 매번 결제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미사용 물량에 대한 정확한 수량파악이 필요하다”며 “면세유가 부족하거나 소진되면, 추가로 면세유 배정을 농협에 요구할 수 있는데도, 농가에서 면세유를 본인 소유의 자산으로 착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이번 정부 대책이 내년 세법개정안에 담길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미 부처간 실무관계자들이 개선방안을 두고 최종 선별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특히 외상거래 대책에 이목이 집중된다. 그동안 관행으로 굳어진 외상거래가 부정유통의 시발점이 된다는 정부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면세유는 판매업소(주유소)에서 카드사와 외상거래 특약을 체결하고, 면세유를 외상으로 공급할 경우에도 카드결제 후 농업인에게 공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주유소가 농가에서 면세유를 받을 때마다 카드결제하는 것이 번거롭다는 이유로 특약체결없이 거래장부(외상장부)를 만들어 면세유를 외상으로 지급하고, 연말에 한꺼번에 결제하는 방식이 보편화된 실정이다.

시설(하우스)재배 농업인은 1~2월 받은 면세유에 대해 농산물 판매 후 결제하는 시스템이 관행화돼 있다. 농가에 제공하는 면세유 공급시기와 농협의 면세유 시스템상 사용날짜가 일치하지 않아 부정유통 개연성을 증폭시킬 수 있다. 

실제 경남 울산의 한 주유소는 농업인 부탁으로 2015년 배정된 면세유(등유) 중 5000리터를 판매한 것으로 미리 결제하고, 농업인의 가정용 난방보일러 기름탱크에 2회에 걸쳐 약 800리터를 공급한 뒤 나머지 4200리터를 주유소에 보관하다 단속반에 덜미를 잡혔다.

한편 정부는 면세유 부정유통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방안으로, 지도 점검을 관할하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하 농관원)에 행정처분을 할 수 있는 사법권 부여도 검토하고 있다.

농관원은 면세유 부정유통이나 주유소 부정판매를 점검하지만, 사법경찰권이나 세무조사권이 없어 현장적발시 처벌이 어렵다. 특히 업무가 소관별로 나눠져 실제 현장 감독과 사후관리를 담당하는 농관원에서 부정유통을 단속하는데 한계가 있다.

현재 면세유는 국세청이 세무조사를 하고, 산업통상자원부가 가격표시 위반 등을 단속하고 있다. 정부는 현장점검 등을 방해하면 면세유 지급이나 취급 제한을 마련하는 방안도 조세특례법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정부 관계자는 “부처간 현장점검 대상자의 조사 거부에 대한 제재조치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며 “현재 부처별로 나눠진 면세유 관리 기관을 통합하는 부분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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