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주택청약종합저축 2년 이상 가입자 이자율 1%대로…“만능통장이 무능통장 됐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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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6-16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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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년 초반 저금리시대 대안상품 각광…"이제는 옛말, 본래 취지 잃었다"


아주경제신문 김종호 기자 = 국토교통부의 주택청약종합저축 금리 인하 결정에 2년 이상 가입자 기준 이자율이 연 1%대까지 내려가게 됐다. 이에 따라 기존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들이 크게 반발하는 상황이다.

16일 부동산 및 금융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 9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자 주택청약종합저축 금리를 놓고 내부 검토에 들어간 뒤, 이를 인하하는 방향으로 최종 결론을 냈다.

업계에서 예상하는 인하 폭은 0.2~0.3%포인트 정도다. 이 경우 주택청약종합저축 2년 이상 가입자의 이자율은 연 1.7~1.8%, 1년 미만 가입자는 연 0.7~0.8%까지 내려간다.

이는 시중 은행들이 출시한 2년 만기 예금상품의 금리(연 1.4~1.8%) 수준과 별반 다를 바가 없다. 특히 금리가 연 2% 이상인 특판 상품이 나와 있는 점을 고려하면 오히려 매력이 떨어진다.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제 이자율을 보고 주택청약종합저축을 가입하는 시대는 완전히 갔다”며 “소득공제의 이점을 감안하더라도 금융상품으로서의 매력을 모두 상실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기준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는 총 1767만2811명으로 2014년 말과 비교해 1년 새 259만여명 늘었다. 같은 기간 예금액도 48조977억원으로, 12조278억원이나 증가했다. 

그러나 가입자 대부분이 이자 수익이 아닌 지난해 분양시장 활황에 따른 청약 목적을 이유로 유입됐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서울 은평구 불광동에 거주하는 서모(38)씨는 “2010년 주택청약종합저축에 가입하고 매달 20만원씩을 이체해왔는데, 최근 1년 사이 금리를 네 번이나 내려 이제는 이체를 완전히 끊었다”며 “국가에서 운영하는 정책상품이 오히려 시중 상품보다도 금리가 낮게 내려가는 것이 말이 되느냐. 따로 집을 살 일도 없어 저축을 해지할까 고민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최근 15개월간 주택청약종합저축 금리 인하 현황 [그래픽=김효곤 기자]


1977∼1978년부터 도입되기 시작한 청약 예·부금 등의 통장은 2009년 주택청약종합저축 출시에 따라 하나로 통합됐다. 청약 예치금 등 일정 조건만 충족하면 하나의 통장으로 민영 및 공공주택에 모두 청약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당시 주택청약종합저축은 ‘만능통장’으로 불렸다. 청약 제도를 통해 무주택 서민의 내 집 마련 기회를 제공하고, 연 4.5%에 달하는 금리와 소득공제 혜택을 제공해 자산 형성에도 큰 도움을 줬기 때문이다.

특히 2010년대 초반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시중은행 예금상품 금리가 줄줄이 하락하자 비교적 고금리를 적용해온 주택청약종합저축이 저금리시대 대안상품으로 각광받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민영주택 청약 시 유주택자 감점제를 폐지한 데다, 높은 수준이었던 금리조차 크게 떨어져 무주택 서민의 주택 마련 및 자산 형성에 도움을 준다는 본래 취지를 잃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부동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주택청약종합저축을 통해 서민도 내 집 마련과 자산 증식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어 ‘만능통장’이라고 불리지 않았느냐”면서도 “이제 무주택 서민 입장에서는 주택 당첨은 물론, 자산 형성도 어렵게 돼 ‘무능통장’이라고 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주택청약종합저축을 재원으로 임대주택 건설과 도시재생 사업 등을 추진하는 주택도시기금을 운용하기 때문에 기금의 건전성을 항상 고려할 수밖에 없다”며 “이 같은 부분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금리 인하를 결정한 것으로, 고금리를 유지할 경우에는 기금 운용에 어려움이 생길 수도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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