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포로 아버지 뜻 받들어 장병들에 냉면 무한제공

  • 육군, 도움 준 30인 초청 감사패·기념품 증정

아주경제 박준형 기자 = 육군 장병들을 위해 해마다 냉면을 제공하고 있는 국군포로의 아들이 육군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주인공은 냉면 전문 제조업체 미소누리 이춘삼(45) 대표.

이 대표의 아버지 고(故) 이삼출씨는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육군 5사단에 입대했다. 나라를 위해 목숨 바쳐 싸우던 이씨는 정전협정을 불과 한 달 앞둔 1953년 6월 27일 금화지구 전투에서 중공군에 포로로 잡혔다.

수십 년간 북한에서 광산 노동자로 온갖 고초를 겪던 이씨는 2002년 부인과 세 아들을 이끌고 극적으로 북한을 탈출했다. 아쉽지만 두 딸은 북에 남겨두고 올 수밖에 없었다.

한국에 정착한 이후 그의 막내아들인 이춘삼 대표는 냉면공장을 차렸다. 이씨는 2006년 세상을 떠났으나 막내아들은 회사를 잘 키워 어엿한 중견기업인이 됐다.

이 대표는 ‘군대가 있어야 나라를 지킬 수 있다. 전쟁을 경험하지 못한 우리의 후손에게 군대의 소중함을 알려야 한다’는 아버지의 생전 말씀을 잊을 수 없었다.

이에 아버지의 뜻을 받들어 아버지가 소속됐던 5사단 장병들을 위해 매해 냉면과 찐빵을 후원하고 있다.

육군은 16일 서울 용산 육군회관에서 이 대표를 포함, 아무런 대가 없이 장병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육군에 도움을 주신 분들’ 30여명을 초청해 감사패와 기념품을 전달했다.

이날 행사에는 부모가 수료식에 참석하지 못하는 21사단 신병들에게 점심을 제공하고 있는 강원도 양구의 권영철(61)씨,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와 서울 지역 부대에서 매주 2∼3차례 무료진료를 하고 있는 한의사 이승교(50)씨, 최전방 부대 장병들을 위해 문화공연을 지원하는 이시형(83) 박사, 도서 기증 등으로 장병들의 책읽기 운동을 돕는 김을호(52) 국민독서문화진흥회 이사장 등도 참석했다.

장준규 육군참모총장은 “여러분이 보여준 섬김과 봉사의 자세는 장병들에게 살아있는 최고의 인성교육 교재라고 생각한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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