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최근 차이나머니가 유명 프로축구 구단을 휩쓸며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강조한 중국 '축구굴기'에 강력한 힘을 실어주고 있다.
6월 들어서만 3건의 차이나머니의 프로축구 구단 인수 관련 보도가 나온데 이어 이번에는 중국 대표 민영투자업체 중푸(中富)그룹(SinoFortone)이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 리그 명문 구단인 리버풀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소식이 나와 주목됐다.
중국 소후닷컴은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의 보도를 인용해 영국 각 분야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는 중푸그룹이 7억 파운드(약 1조1700억원)에 리버풀 구단 소유주인 미국 펜웨이 스포츠 그룹으로부터 리버풀 구단 인수를 추진 중이라고 16일 보도했다.
중푸그룹은 지난 3월부터 인수 타진을 위해 분주한 행보를 보여왔으며 리버풀 전용구장 신축, 중국 내 축구학교 개설 등 계획도 고려 중으로 알려졌다.
해당 소식이 나온 후 펜웨이 측이 "이미 지난 2월 7억 파운드 인수가를 거절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중푸그룹이 리버풀에 군침을 흘리고 있는 것만은 사실로 확인됐다. 인디펜던트는 중푸그룹이 리버풀 구단에 부분적으로 투자한 후 장기적인 계획을 통해 전체 구단을 인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 차이나머니 6월에만 프로축구 구단 3곳 '꿀꺽'
15일에는 '치톈(七天 ·7 Days Inn) 등 중국내 유명 호텔 체인 다수를 보유하고 있는 보타오(鉑濤)그룹의 정난옌(鄭南雁) 회장과 공동창립자인 리젠(李建) 뉴시티캐피털 회장이 프랑스 프로 축구 리그앙의 대표 구단인 OGC 니스 지분 80%를 인수한다는 소식이 나왔다. 보타오 그룹은 22개의 호텔 브랜드와 3700개의 객실을 확보하고 있는 중국 대표 호텔운영업체다.
차이나머니의 영향력은 유럽 뿐 아니라 호주까지 확대됐다. 중국 대표 LED 기업인 레이만(雷曼)광전 산하의 레이만투자회사가 호주 유명 축구 클럽을 '꿀꺽'한 것이다. 호주축구협회는 14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중국 선전에 본사를 두고 있는 레이만 기업이 호주 A리그 뉴캐슬 제츠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뉴캐슬 제츠는 2005년 호주 A리그에 합류해 2008년 우승, 2009년 AFC 챔피언스리그 16강에 진출에 성공한 실력있는 축구 클럽이다. 구체적인 인수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550만 호주달러(약 48억원)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달 초에는 중국 대표 가전업체 쑤닝이 이탈리아 프로축구 구단 인터밀란 지분 68.55%를 약 2억7000만 유로에 인수하는 데 합의했다는 소식도 나왔다.
▲ 시진핑 주도 축구 등 스포츠 적극 육성...M&A 줄이어
축구광으로 알려진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이 중국의 '축구굴기'와 스포츠 산업 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최근 중국 기업의 해외 유명 축구 구단, 스포츠 기업 인수합병(M&A)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1월에는 왕젠린 회장이 이끄는 완다그룹이 스페인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지분 20%를 사들였고 같은 해 11월 완구생산업체 라스타그룹이 스페인의 에스파놀 지분 56%를 인수했다.인터밀란의 라이벌 구단인 AC밀란도 중국 투자자에 지분 70%를 넘기는 협상을 진행 중으로 알려져있다. 차이나머니의 유명 축구클럽 사들이기 추세는 시 주석의 '축구굴기' 정책과 함께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해외 유명 스포츠 관련 기업 인수 소식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앞서 완다그룹은 스위스의 축구 중개업체인 인프론트 스포츠와 세계 최대 철인 3종경기 업체 월드 트라이애슬론 코퍼레이션(WTC)를 인수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도 지난해 1월 미국 미식축구리그(NFL) 중국 중계권을 획득하고 3월에는 홍콩 AG테크홀딩스에 투자해 스포츠 복권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중국 기업의 해외 스포츠 자산 인수 금액이 300억 위안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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