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뮤지컬 ‘뉴시즈’는 19세기 말 뉴욕을 배경으로 거리 위 어려운 생활 속에서 더 나은 삶을 꿈꾸는 10대 신문팔이 소년들의 열정적인 이야기를 다룬다.[사진=오디컴퍼니 제공]
아주경제 정등용 기자 =무대 위에 등장하는 여배우는 단 다섯 명. 아리따운 여배우가 춤추고 노래하는 모습을 기대하고 공연장을 찾았다면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갑의 횡포에 맞서는 뉴시즈(newsies)들의 통쾌한 반란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결코 작지 않다.
19세기 말 뉴욕을 배경으로 한 뮤지컬 '뉴시즈'는 거리 위 어려운 생활 속에서 더 나은 삶을 꿈꾸는 10대 뉴시즈 소년들의 열정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뉴시즈는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까지 활동했던 신문팔이 소년들을 일컫는 말이다. 보통 가난한 고아나 방랑아들이 뉴시즈로 활동했는데, 이들은 신문사에 정식으로 고용되지 못하고 배급소에서 신문을 구매한 후 손님들에게 되파는 방식으로 살았다.
갈등의 시작은 신문 가격 인상이다. ‘더 월드’ 신문사의 사장 조세프 퓰리처는 신문 소비자 가격은 그대로 둔 채 뉴시즈에게 판매하는 신문 가격만 올린다. 그 덕분에 신문사의 이익은 늘어나지만 뉴시즈들의 생계는 더욱 막막해진다.
악덕 사장 퓰리처는 ‘퓰리처상’을 만든 실존 인물. 20세기 초 선정적 신문보도를 일컫는 ‘황색언론'(Yellow Journalism)의 개념을 탄생시킨 그는 상업성과 정론언론 사이를 넘나드는 신문사 경영으로 현대 저널리즘의 전형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뮤지컬 스토리 역시 1899년 벌어진 ‘뉴스보이 파업’을 배경으로 한다.
뉴시즈들의 반란은 역동적으로 그려진다. 배우들은 신나는 음악에 맞춰 주먹을 불끈 움켜쥔 채 무대 위를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퓰리처에게 저항한다. 특히 연기와 노래뿐 아니라 애크러배틱한 동작과 함께 발레와 탭 댄스 등을 선보이며 관객의 눈을 즐겁게 한다.
20명이 넘는 남자배우들의 일사불란한 '칼 군무'는 관객의 탄성을 절로 자아낸다. 앞서 연출가 데이비드 스완은 "뉴시즈들 자체가 작품의 심장이 돼야 한다"고 그들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뉴시즈들의 저항은 결국 퓰리처와의 타협으로 '아름답게' 마무리되지만, 저항의 과정에서 그려진 내부의 모습은 많은 점을 시사한다. 신문 가격의 원상 복귀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뉴시즈 구성원 모두가 파업에 동참해야 했지만, 일시적인 고통을 감내하지 못한 일부 구성원들의 배신은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방황하는 역설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공연은 7월3일까지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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