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위안화가 불안한다.
지난 15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중국 A주의 신흥지수 편입을 유보하면서 위안화의 달러대비 환율이 5년5개월여 만에 6.6위안대로 올라선 것이 시장 불안감에 불을 지폈다.
이를 두고 위안화 가치 절하세가 시작됐다는 중국 바깥시장의 의견과 변수 증가에 따른 일시적 조정장이라는 중국 국내 의견과 전망이 엇갈리며 시장을 혼돈에 빠뜨리고 있다.
◇ 해외: "위안화 절하 신호탄 올랐다, 절하 압력 커진다"
지난 15일 중국 A주의 MSCI 신흥지수 편입이 재차 좌절되자 인민은행은 시장의 위안화 약세 를 반영해 위안화의 달러대비 기준환율을 5년5개월래 가장 높은(가치가 가장 낮은) 6.0001위안으로 고시했다. 역내 위안화 환율은 이날 장중 6.6047위안까지 치솟는 등 출렁이다 6.5883위안으로 마감했다. 역외 위안화 환율도 15일 새벽 크게 오르며 약세를 보이다 이후 안정을 찾았다.
안정은 뒤찾았지만 시장은 불안해졌다. 해외 시장에서는 "이는 본격적인 위안화 절하세가 시작됐다는 일종의 신호탄"으로 해석했다. (아마도) 당국의 개입으로 안정은 찾았지만 최근의 지속적인 위안화 가치 절하, 5년 5개월래 저점 돌파 등은 간과할 수 없는 조짐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요동치던 위안화 환율 최근 찾은 안정도 중국 당국의 적극적인 개입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이러한 판단을 뒷받침한다. 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해 8월 인민은행이 고시환율을 전거래일 종가를 기준으로 선정하는 방식을 새롭게 채택하면서 위안화 환율 방어에 적극적으로 나섰다고 보도했다. 환율 변동폭을 줄이기 위해 인민은행이 지난해 8월부터 올 3월까지 동원한 외환보유액도 4730억 달러(약 555조원) 수준으로 추산했다.
실제로 중국 외환보유액은 급감했다. 인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5월 중국 외환보유액은 3조1917억 달러로 4년 5개월래 최저치로 줄었다. 지난해 7월 말 외환보유액이 3조6513억 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4596억 달러가 감소한 것이다.
위안화 절하 압력은 커지고 있고 여기에 MSCI 신흥지수 편입 좌절, 영국 브렉시트 가능성 등 각종 악재로 중국 당국의 위안화 안정 정책이 한계에 달했다는 분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1~2차례 기준금리를 인상을 할 것으로 예상되며 지속되고 있는 달러 강세가 가장 문제다.
중국 국내 상황도 좋지 않다. 내수는 위축되고 경기하방 압력은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침체로 수출 지표가 마이너스(달러화 기준)를 지속하고 있는 것도 위안화 절하 압력을 키우고 있다.
이에 시장에서는 올 한해 위안화 환율이 7위안 시대로 접어들면서 위안화 가치가 연초 대비 무려 6% 이상 폭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도이체방크는 "미국의 긴축방침과 금리인상 가능성 고조 등의 영향으로 위안화는 절하되지 않을 수 없다"며 "여기다 중국 경제의 '빚'이 늘고 경기 둔화세도 심화돼 고금리 환율 방어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국내: "변수 증가에 따른 단기적 조정...문제 없다"
중국 위안화와 환율 시장을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중국 당국은 여전히 덤덤한 표정이다. 환율은 원래 국내외 변수에 따라 변동하는 것이며 최근의 움직임도 통제가능한 정상범위라는 것이 중국 시장 전문가와 당국 관계자의 기본적인 입장이다.
지난 15일 인민은행이 위안화의 달러대비 기준환율을 6.6001위안을 고시한 것에 대해서도 해외언론과 다른 해석을 내놨다.
중국망(中國網)은 16일 중국 금융 전문가의 발언을 인용해 "최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따라 달러 강세가 지속되고 위안화 약세를 조장하는 소식이 많아 위안화 가치가 절하되고 있다"면서 "이는 중국 환율 메커니즘의 시장화에 따라 과거보다 시장 변화를 더 많이 반영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밝혔다.
즉, 중국 환율 시장의 시장화 개혁이 성공적으로 진행 중이며 통화 당국의 개입이 과거에 비해 줄어든 것이 변동성을 다소 높였을 뿐이라는 해석이다. 또, 이는 통화 당국이 개입할 수 있는 수단과 여지가 여전히 많다는 의미로 위안화 절하세도 충분히 적정선에서 통제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환율 시장 전망도 엇갈린다. 중국 국내에서는 글로벌 시장 변수가 많아 단기적 조정장은 있겠지만 일각에서 우려하는 큰 폭의 평가절하는 없다는데 시장 중론이 쏠리고 있다. 중신증권은 "최근 달러 약세는 시장의 분석처럼 미국의 긴축정책과 금리인상 가능성에 따른 달러 강세가 초래한 것"이라며 "달러 강세가 언제까지 지속되는냐가 위안화 변동폭이 줄어드는 시기를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위안화 가치 절하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달러 절상도 한계가 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신만굉원 증권도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9월과 12월에 단행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를 가정해 추산하면 달러대비 위안화 환율이 최대 6.7위안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달러 강세에 따라 환율 절하는 피할 수 없지만 그 폭이 해외 시장의 예상을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