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유선준 기자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한차례 구속영장이 기각된 존 리 옥시 전 대표를 불구속 기소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검찰은 사건 관련자의 신병 처리를 사실상 마무리하고 이르면 다음 주 수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다음 주 초 업무상 과실치사 및 과실치상,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존 리 전 대표를 불구속 기소한다고 17일 밝혔다.
아울러 검찰은 해당 업체의 과실 책임자 12명을 구속 또는 구속기소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5일 존 리 전 대표의 과실 책임이 상당하다고 보고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이날 새벽 "구속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자료에 비춰 범죄 혐의의 소명 정도와 구체적 사실 관계에 대한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국계 미국인인 존 리 전 대표는 신현우(68·구속기소) 전 대표에 이어 2005년 6월부터 2010년 5월까지 5년간 옥시 최고경영자로 재직했다.
검찰에 따르면 그는 가슴통증·호흡곤란 등 제품 부작용을 호소하는 민원을 접수하고도 제품 회수 및 판매 중단 등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아 다수의 사상자를 낸 혐의를 받는다.
제품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아이에게도 안전' 등 허위 광고를 한 혐의도 있다.
독성 화학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을 주성분으로 하는 옥시 제품은 2000∼2011년 총 600여만개가 판매됐고, 사망자 73명을 포함해 181명의 피해자를 냈다.
검찰은 16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옥시 제품을 제조한 한빛화학 대표, PHMG 원료 중간 도매상인 CDI 대표 등 2명의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검찰 관계자는 "두 사람의 구속영장 청구를 마지막으로 가습기 살균제 사건 관련자의 신병처리가 모두 정리됐다"고 말했다.
올 1월 특별수사팀을 구성해 본격 수사에 나선 검찰은 수사 착수 5개월 만인 다음 주께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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