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채열 기자 =신공항 입지 결과가 다가오는 가운데, 서병수 부산시장이 "신공항의 최종적인 결정과 책임은 바로 대한민국 정부에게 있다"며, "합리적 의사 결정과 함께 정부의 갈등조정 능력이 절실히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서병수 시장은 20일 오후 국회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국가발전이라는 큰 틀보다는 지역 간의 갈등만 부각시키고, 왜곡된 정치적 이해관계로만 바라보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모 아니면 도’식의 구도로는 영남권 분열이라는 파국적인 후폭풍은 물론이고, 신공항 문제의 근원적인 해결도 결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서 시장은 "신공항 건설의 시발점은 애초 김해공항 이용객 포화와 불안전성, 소음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입지요건으로 '안전하고 24시간 운영 가능한 공항'인 가덕도를 강조해왔다"고 밝혔다.
또, 서 시장은 "신공항은 '주면 고맙고, 안주면 서운할 뿐인' 선물이 아니다. 김해 '돗대산 트라우마'를 쉽게 지울 수 없는 부산시민의 20년 묵은 숙원이다. 다양한 문제 인식으로 출발한 신공항 건설이 지역 이기주의의 산물로 전락하고, 지방공항 하나 짓는 일로 폄하되고, 급기야는 정치권까지 가세하면서, 그야말로 폭발하기 직전의 힘 대결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서 시장은 신공항은 정치논리와 이해 득실로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고 거듭 강조하면서 "지금 우리가 짓자고 하는 신공항은 인구 5천만, 국민소득 3만불,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의 경쟁력을 지탱하고, 하나 뿐인 인천공항을 보완할 제2의 국가 허브공항을 건설하자는 것이다. 철도와 항만, 항공이 결합하는 트라이포트(Tri-Port) 완성을 통해 대한민국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성장동력을 만들자는 것으로 정치적 흥정과 지역 안배의 명분이 끼어들 일도, 유치경쟁을 벌일 일도 아니다"고 말했다.
또, 모든 논란의 중심에 선 입지평가 용역 역시 공정성과 객관성을 잃고 있다는 의혹을 씻어내야 한다고 밝혔다.
서 시장은 "높은 산봉우리도 잘 피하면 문제없다는 항공학적 검토의 적용여부, 첩첩산중 공항을 검토하면서 고정 장애물이 개별평가 항목에서 빠진 점에 대해 정부에 해명을 요구했지만, 어떤 명쾌한 대답도 들을 수 없었다"고 말하면서, "결국 이번 용역이 특정 지역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반증이나 다름없다"고 밝혔다.
또, 정부가 이번 용역의 결과를 부산 시민이 그대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지역 민심을 외면하는 안이한 발상이자,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비난하면서 서 시장은 "지금이라도 극한의 대립과 갈등을 슬기롭게 해소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서병수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현재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신공항 문제에 대한 상생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김해공항을 존치하고, 활주로 1본의 가덕 신공항과 대구, 경북이 필요로 하는 지역공항을 건설하자는 것이다. 당초 정부 추산 건설비용 12조 원 가운데 6조원을 가덕신공항에 투입하고, 나머지를 대구 군공항 이전과 대구, 경북권 공항 건설에 투입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 신공항 문제에 대한 상생방안 발표가 신공항 입지에서 부산이 불리해지자 꺼낸 면피용 카드가 아니냐는 일부 지적에 대해 서 시장은 "이번 상생방안은 무엇보다 국가 재정을 효율적으로 쓰면서, 대구, 경북, 부산, 울산, 경남이 모두 살 수 있는 길이며, 국책사업을 둘러싼 갈등해결의 모범선례가 될 것이며, 신공항 문제를 말끔하게 털어버릴 수 있는 최선의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결코 부산이 불리해서 들고 나온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서 시장은 "현재 김해공항은 국내선, 국제선 불문하고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날씨가 조금만 안 좋아도 착륙도 못하고 되돌아가는 것이 김해공항의 현 주소다. 북측 진입로를 가로막고 있는 산과 밀집된 민가 때문에 확장도 불가하다. 또 다시 무산되서는 안되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또, 서 시장은 "지금 부산시민들은 우리 공항 우리가 이전하겠다는데, 무슨 말들이 그리 많냐고들 한다. 이 아우성이 바로 부산시민들의 솔직한 심정이고, 마지막 자존심이다. 편협한 억지 논리와 단편적 백지화 주장은 이제 멈춰야 한다. 무책임한 정치공세로 '비행기가 산으로 가는 일'도 막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국가 미래의 큰 하늘 길을 여느나 마느냐의 중차대한 분수령이다. 정부의 갈등 조정 능력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신공항 입지 용역결과가 이달 중으로 발표될 예정이지만, 현재 정부는 신공항 입지에 대해 공식 언급은 자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부산, 대구, 경북, 울산, 경남 등 영남권 지역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막판 유치전이 과열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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