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87년 대선 당시 구로구청 농성사건을 촉발했던 구로을 선거구 부재자 우편투표함이 29년 만에 열린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이인복)는 내달 14일 서울 종로구 선거연수원 대강당에서 한국정치학회(회장 강원택 서울대 교수)가 참관한 가운데 해당 투표함을 개봉한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개봉은 한국정치학회의 연구용역 요청에 따른 것이다.
투표 당일이었던 지난 1987년 12월 16일 당시 구로구청 농성자들은 "부재자 투표과정에 부정이 있었다"며 투표함을 탈취하고 40시간 넘게 구로을 선관위를 점거했다. 이후 선관위는 투표함을 되찾았지만 개표결과 노태우 당선자와 김영삼 후보 간 표차가 194만여 표라 이 투표함에 든 4325표(선관위 추정)가 당락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판단, 이를 개봉하지 않은 채 수장고에 보관해 왔다.
선관위는 "내년 민주화운동 30주년과 제19대 대선, 2018년 선거 70주년 등을 앞두고 그간 계속돼온 부정 투표함 논란 등을 해소하고 선진 선거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공신력 있는 외부 학계의 객관적이고 공정한 진위검증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국정치학회는 오는 8월 30일까지 종합결과보고서를 작성, 선관위에 제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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