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베트남서 페이퍼컴퍼니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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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6-21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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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남궁진웅 기자]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롯데그룹이 최근 공격적 투자를 해온 베트남에서 페이퍼컴퍼니를 동원한 정황이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검찰은 롯데그룹이 롯데쇼핑, 롯데자산개발, 호텔롯데, 롯데건설 등 주요 계열사들을 앞세운 이 거래를 통해 신동빈 회장 등 오너 일가의 비자금을 조성하려 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21일 연합뉴스는 전했다.

롯데그룹은 2014년 9월 베트남 하노이에 완공된 '롯데센터 하노이' 건립에 약 4억 달러(약 4600억원)를 투자했다. 이곳은 지하 5층 지상 65층 규모로, 5성급 호텔과 레지던스를 비롯해 백화점·마트·업무시설 등 롯데가 운영하는 다양한 편의·쇼핑시설로 구성된 대규모 복합단지다.

그런데 롯데그룹은 이 복합단지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부동산 개발 계열사인 롯데자산개발을 앞세워 대표적 조세회피처인 페이퍼컴퍼니 '코랄리스 S.A'를 먼저 사들였다. 코랄리스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3남인 김선용씨가 역외탈세에 이용했던 페이퍼컴퍼니로 알려져 있다.

롯데자산개발은 김씨가 보유하고 있던 코랄리스 지분 100%를 697억원에 사들였다. 여기에는 코랄리스가 보유한 하노이시티 콤플렉스(롯데센터 하노이의 다른 이름)의 토지사용권과 개발사업권이 포함돼 있었다. 이후 롯데쇼핑과 호텔롯데가 롯데자산개발의 코랄리스 지분을 45%씩 사들여 롯데자산개발의 지분율은 10%로 낮아졌다.

롯데쇼핑과 호텔롯데, 롯데자산개발이 보유한 코랄리스 지분의 현재 장부가는 110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코랄리스는 지난해 55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이런 정황으로 인해 롯데그룹이 재정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페이퍼컴퍼니에 출자해 롯데센터 하노이 사업을 추진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검찰도 롯데그룹이 코랄리스 같은 해외 특수목적법인(SPC)의 비용을 과다계상해 손실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오너 일가의 비자금을 조성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시공을 맡은 롯데건설이 공사 발주업체인 롯데쇼핑과 호텔롯데 등에 공사대금을 실제보다 과다 청구하는 방식으로 공사비를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관계자는 "코랄리스는 사회주의 국가인 베트남에서 사업을 할 수 있는 라이선스와 토지임차권을 가진 법인"이라며 "베트남, 중국 등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현지 사업 라이선스를 가진 회사를 인수해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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