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연구원은 21일 '법인세 인상이 자본유출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법인세가 인상되면 국제간 세율격차가 커져 자본 유출은 증가하고 유입은 감소할 것"이라며 "법인세 인상 논의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서는 지난 16일 과세표준 500억 원 이상의 대기업 법인세를 현행 22%에서 25%로 인상하는 내용의 법인세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법인세가 3% 포인트 오르면 세수입도 3조원 증가할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주장이다.
그러나 한경연은 이에 대해 반박했다. 조경엽 한경연 선임연구위원은 "자본의 국제간 이동이 자유롭다는 점을 감안하지 않은 단순계산"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세율 3% 포인트 인상으로 세수가 3조원 증가한다고 가정해도 총 세수 감소액이 2조 2803억 원 가량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국회예산정책처의 계산 방식을 적용해도 법인세 3% 포인트 인상에 따른 법인세 감소액은 4조 597억 원이었다. 법인세 인상으로 세수입이 3조원 증가한다 해도 전체 세수입은 1조 597억 원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법인세 인상으로 자본유출뿐만 아니라 국내경기둔화 효과까지 감안하면 세수 감소액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한경연에 따르면 법인세가 인상될 경우 국내에서 외국으로 유출되는 자본은 늘고 국내로 유입되는 자본은 줄어든다.
한국 다국적 기업이 한국에 모회사를 두고 외국에 자회사를 뒀을 때 한국이 외국보다 법인세율이 1% 포인트 높아지면 국내 모회사에서 해외 자회사로의 소득이전이 2.25% 증가했다.
반면 외국 다국적 기업이 한국에 자회사를 두고 외국에 모회사를 뒀을 때 한국이 외국보다 법인세가 1% 포인트 높으면 외국 소재 모회사에서 한국 자회사로 이전되는 소득은 1.364%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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