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대선공약 파기 논란 '김해 신공항론'으로 정면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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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6-22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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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와대, "김해공항 확장이 사실상 신공항, 공약 파기 아니다"

신공항 최종 보고회 하는 ADPi 수석 엔지니어 [연합뉴스]


아주경제 주진 기자 =청와대와 정부는 5년여 극심한 진통 끝에 결국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 난 동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 후폭풍에 맞서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 파기 논란이 일고 있는 데 대해서도 당․정․청은 일제히 ‘김해 신공항’ 논리로 총력 대응에 나섰다. 이같은 당·정·청의 정면 대응은 더는 소모적인 논쟁에 발목을 잡혀 국정운영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 없다는 내부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청와대는 22일 김해공항 확장 결론에 따른 영남권 신공항 공약 파기 주장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 "공약을 파기한 것이 아니다"며 "김해공항 확장은 사실상 신공항으로, 동남권 신공항이 김해공항 신공항이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연국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하면서 "신공항은 여러가지 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내려진 최적의 결론으로 알고 있다. 신공항 공약파기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어려운 문제지만 저희 입장에선 피하지 않았고 약속을 지켰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2011년 이명박 정부가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결정을 내렸을 때 이를 비판하면서 2012년 대선에서 이를 재추진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신공항 공약 당시 특정지역에 신공항을 두겠다고 하지 않았고, 원칙적으로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통해 최고 전문가들이 객관적 평가를 내리도록 하겠다고 밝혔었다”며 “공약 파기가 아니라 오히려 공약을 실천한 것”이라고 밝혔다.

 

황교안 국무총리가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공항 후속조치 논의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황교안 국무총리도 이날 신공항 관련 관계 장관회의에서 김해공항 확장을 ‘김해 신공항’으로 표현하며 “기존 김해공항을 단순 보강하는 것이 아니라 장래 늘어날 영남권 항공 수요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영남권의 거점 신공항을 만들어 나가는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영남권 5개 지역 중진의원들과 회동을 갖고 "김해공항 확장보다 김해신공항이라는 표현을 쓰고 싶다"고 여론 몰이에 나섰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발표 당일 논평에서 ‘신공항 백지화’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가 대통령의 대선 공약 파기라는 지적과 함께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슬그머니 삭제했다.

청와대 내부에선 박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신공항 문제를 언급할 것인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향후 여론의 흐름을 봐가면서 신공항 2라운드 논란에 대한 대응수 위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2011년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은 신공항 백지화 결정 이후 "국민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대국민 사과를 한 바 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21일 김해공항 확장 발표 직전 주재한 국무회의에서도 신공항 문제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정 대변인은 일단 이번 결정에 대한 대통령 담화가 나올 수 있느냐는 물음에는 "두고 보자"라며 여지를 열어놨다.

현재 가덕도와 밀양의 신공항 유치전으로 극한 갈등으로 치달았던 부산과 대구경북은 정부 결정에 불복하겠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박 대통령의 대선공약 이후 동남권 신공항 유치과정에서 영남 내 지역갈등이 확산된 데 대해 어떤 식으로든 박 대통령의 설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정부가 제3의 안을 사전에 언급했다면 지역 갈등이 크게 불거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대표는 이날 국회교섭단체 연설에서 "(동남권 신공항 유치는) 박 대통령의 공약사안으로 대통령의 입장표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고,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기존 김해공항에 활주로 하나 늘리는 것이었다면 진작 하지 왜 이제 와 결정했느냐. 비겁한 결정을 했다”고 청와대와 정부를 비판했다.

이날 새누리당 영남권 중진의원 회동에 참석한 유승민 의원은  "그동안 김해공항 확장이 불가능하다고 하다가 이게 최선의 대안이라고 하니까 전부 어안이 벙벙한 상태"라면서  "김해공항 확장에 드는 철도, 고속도로 인프라 예산이 6천억원이라고 했는데 과연 충분한 예산이냐. 철도나 고속도로 예산이 달라지면 예산이 완전히 달라지니까 설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김해공항 확장 사업과 관련해 올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실시하고 내년부터 기본 계획에 착수하는데, 먄약 조사 결과 안전성이 확보되지 못하면 사실상 김해신공항도 무산될 공산이 크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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