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계열사 지원에 유상증자까지··· 한화 투자자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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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6-23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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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서동욱 기자= 한화가 부실 계열사에 추가 출자하고, 수천억원대 유상증자에까지 나서 소액주주가 울상이다. 주식가치가 희석돼 가뜩이나 추락한 주가를 더 떨어뜨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한화는 전날 4000억원 규모로 유상증자(우선주)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 돈은 한화가 삼성그룹으로부터 한화테크윈(옛 삼성테크원)을 사들일 때 남은 잔금을 치르는 데 대부분 쓰인다.

한화가 이번 유상증자로 급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주가 하락은 불가피해 보인다.

정대로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신규 상장되는 우선주 역시 기업청산에 따른 잔여재산 청구권이 존재한다"며 "주식 수 증가에 따라 주당순자산가치가 약 16%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주당순자산가치는 기업이 청산될 때 자산이 주당 얼마나 남는지를 알려주는 지표다. 이 수치가 떨어지면 주식가치가 하락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화 주가는 이날 오전 10시 기준 5% 이상 낙폭을 보이고 있다. 이미 이 회사 주가는 전날 3만7150원을 기록하면서 2015년 7월 고점인 5만4500원 대비 32% 가까이 밀린 상태다.

한화는 유상증자뿐 아니라 회사채도 찍어 돈을 끌어모은다. 오는 7월 5일 1000억원어치 공모사채를 통해 차환자금을 추가 조달할 예정이다.

앞서 4월 한화는 한화건설에서 실시한 유상증자(상환전환우선주)에도 참여해 2000억원 이상을 쏟아부었다. 한화건설은 이 돈으로 다시 한화에서 보유해 온 한화생명 주식(3058만5795주)을 사들였고, 이를 활용해 2500억원어치 교환사채 발행에 나섰다.

한화가 한화건설을 돕는 데 적극적이지만, 경영 정상화까지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채권단 권고로 재무개선 작업에 들어간 한화건설은 2015년에만 4546억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냈다. 올해 1분기는 순이익 457억원을 기록했지만,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게 증권가 시각이다. 한화건설 부채비율은 2015년 말 263.75%에 달했다. 미청구공사 금액은3월 말 7358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257억원이 늘었다.

NH투자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한화에 대해 유상증자에 따른 배당 지급이 이익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테크윈 인수 잔금 3513억원을 확보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유상증자가 실시되는 것"이라며 "의결권이 있는 보통주 지배력을 훼손하지 않고, 차입금을 늘리지 않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이번 자금 조달로 한화건설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으로 보이나, 우선주 배당 지급에 따른 주당순이익과 주당순자산 감소를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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