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내 집안에 들어와 내 집 며느리가 되는 사람은 우리 어머니의 평일 언행을 가슴에 두어 행해야 할 것이다."
조선 중기의 문신 윤광호는 자신의 어머니 박씨를 추모하며 남긴 한문 회고록에 이같이 썼다. 그는 글에서 어머니를 퇴계 이황이 쓴 여성교훈서 '규중요람'에 등장하는 현모양처, 열녀의 조건을 완벽하게 갖춘 여인으로 묘사했다.
국립한글박물관(관장 김철민)은 오는 24일 1층 강의실에서 아들의 관점에서 어머니의 삶을 기술한 회고록 '선비정부인박씨유사'의 강독회를 연다.
조선시대 여성의 이야기는 남성 문인의 도움 없이는 구전으로 떠돌다가 사라져 버리곤 했다. 황진이, 장희빈, 장녹수 그리고 존경받는 열녀 이야기는 모두 남성들의 글로 현세에 전해졌다. 선비정부인박씨유사도 아들 윤광호의 관점에서 어머니의 삶을 바라봤다. 아들이 어머니의 이야기를 기록했기 때문에 '애절한 사모곡'일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지만, 기실 이 글은 선비같은 어머니의 덕행을 칭송하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이번 강좌에서는 이승희 상명대 교수가 발표자로 나서 조선시대 여성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기록들을 살펴본다. 이어 이지영 안동대 교수는 남성의 시각을 걷어낸 조선시대 여성의 삶과 문화를 주제로 참가자들과 토론할 예정이다. 문의 02-2124-6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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