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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대치동 수입차 거리, 자동차도 백화점 쇼핑하듯 간편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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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6-25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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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개 브랜드 대리점 몰려 있어 직접 비교 가능

서울 대치동 수입차 거리 푸조 매장 앞 전경 [사진= 방성식 인턴기자 ]


아주경제 방성식 인턴기자 = 서울 대치동 영동대로에 위치한 수입차 거리는 삼성역부터 대치우성아파트 사거리까지 약 400미터 거리에 20여개의 대리점이 모여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아우디 등 독일 업체와 미국차 ‘빅3’로 꼽히는 포드와 크라이슬러, 일본 럭셔리카의 대명사인 렉서스, 그 외 군소 해외 완성차 업체와 현대기아차 비롯한 국내 업체가 ‘소리 없는 격전’을 벌이는 곳이다.

“우리 매장에 오는 손님 열 명 중 아홉은 이미 주변에 있는 다른 매장에 들렀다가 온 분들이에요. 가장 끝에 있는 현대차부터 역 근처 볼보까지 한 바퀴 쭉 돌아보는 게 이 거리의 대표 코스지요.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어요” (채현민, 푸조 대치전시장 딜러)

땅거미가 지기 시작한 20일 오후 7시경, 수입차 거리는 한산한 편이었다. BMW 매장 유리벽 안쪽으로 방문객 한 두 명이 소파에 편하게 앉아 딜러의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날렵한 인상의 스포츠카를 꼼꼼히 훑어보다가 반대편에 있는 아우디 매장으로 이동하는 손님도 있었다. 마치 백화점이나 할인마트, 테크노마트처럼 다양한 브랜드 제품을 바로 비교할 수 있다는 게 이 거리의 장점이다.

“대치동 수입차 거리는 강남의 부유층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전초기지 같은 곳이에요. 처음엔 저희 매장밖에 없었는데 현대와 기아가 들어오더니 어느새 수입차 업체가 늘어나기 시작했어요” (김영태, 르노삼성자동차 대치지점 딜러)

본래 이곳은 르노삼성과 현대차, 기아차 대리점만 있던 평범한 거리였다. 2001년 한국도요타 자동차가 렉서스 전시장 문을 연 뒤 BMW와 아우디, 폭스바겐, 볼보, 포드 등이 입주하고, 2004년 메르세데스-벤츠가 들어온 뒤 ‘수입차 빅3’가 한 곳에 모이면서부터 수입차 거리란 이름이 붙게 되었다. 지난해에도 포드·링컨 대리점이 신규 입주하며 주목받은 바 있다.

대치동은 타워펠리스와 아이파크 등 고급주상복합 아파트가 밀집한 부촌(富村)일 뿐만 아니라, 다국적 기업, 스타트업 벤처 기업, 비즈니스호텔이 늘어선 테헤란로 인근에 있어 수입차 고객 확보가 용이하다. 이곳에 유독 수입차 업체가 몰리는 이유다.

수입차 거리에 입주한 대리점은 시설도 남다르다. 아우디 대치 전시장은 층마다 대형 유리창이 있어 채광이 자연스러울 뿐만 아니라 창밖 경관도 훌륭해, 고급 호텔 로비에 홀에 들어온 기분이 들게 한다. 아우디의 고급 승용차는 멋진 배경을 스포트라이트 삼아 그 자태를 뽐낸다.

르노삼성과 기아 등 국내 업체도 이곳에선 인테리어에 한결 공을 들인다. 기아자동차 대치지점 김종우 차장은 “수입차 거리에 있다고 판매 전략이 다르진 않지만, 인테리어엔 확실히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이 지점은 모터쇼 부스와 같은 무대를 배치하고 회사 상징색인 희색과 빨강을 배합해, 고급스러우면서도 활동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지난해 이 거리에서 아우디A6을 계약했다는 신정건 씨(45세, 공기업 근무)는 “매장이 워낙 럭셔리 해 볼거리가 많은 데다, 다양한 브랜드가 한 곳에 몰려 있어 쇼핑하는 기분으로 오게 된다. A6을 구매할 때도 몇 차례나 방문했는데 내년에 벤츠 세단으로 바꿀 계획이라 다시 방문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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