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기영]
의정부준법지원센터(센터장 양봉환) 로비에는 특이한 박스가 하나 놓여 있다.「희망 학용품 기부함」이 그것이다.
「희망 학용품 기부함」은 2016. 5. 부터 보호관찰청소년, 직원, 법사랑위원들이 교육환경이 열악한 해외 빈민국 아동에게 희망날개를 달아주기 위해 집에서 잠자는 연필, 공책, 가방 등을 기부하는 함이다.
올해 11월 보호관찰 청소년 10명으로 구성된 3기 의형제해외봉사단이 기부함에 있는 학용품을 가지고 라오스로 떠나서 그곳 아이들과 데칼코마니, 꼴라주 등 다양한 미술수업을 할 예정이다.
3기 의형제해외봉사단은 부모 이혼으로 할머니와 함께 사는 순진이, 천정에서 비가 새는 집에서 8남매가 사는 윤철이 등 대부분 경제적 정서적으로 환경이 열악한 아이들 10명으로 구성되었으며, 지난 3월 부터 천주교 의정부교구 교정사목위원회(위원장 이문호빈첸시오신부) 에서 뮤지컬 공연을 위한 노래, 춤을 배우는 한편 매월 양주시 소재 성빈첸시오 요양원에서 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요양원에서 화장실 청소, 풀 뽑기 등 일을 할때는 요령을 피우던 아이들이 할머니들 치매 설문지를 작성하는 일에서는 귀가 잘 안들리는 할머니들을 위해 무릎을 꿇고 눈을 마주치며 또박또박 발음하고 몇 번이나 같은 질문을 되풀이하면서도 한번도 짜증을 부리지 않고 설문지를 작성하는 모습에서는 과연 저 애들이 말썽만 부리던 보호관찰청소년들이 맞나 싶을 정도로 신기하였고 또한 ‘요양원 할머니들 앞에서 멋진 뮤지컬 공연을 펼쳐 보이겠다’고 하며 뜨거운 여름날 땀을 뻘뻘 흘리며 노래와 춤 연습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감동 그 이상이다.
국가나 사회 또는 남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 주된 관심사였던 우리 보호관찰청소년들이 봉사(奉仕)를 통해 타인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으로 변모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이 아이들은 적어도 다시는 범죄를 하지 않으리라는 기대를 갖게 되었다.
또한 의형제해외봉사단이 희망기부함의 학용품으로 해외빈민국 아동들과 함께 미술수업을 하면서 서로서로 자신들의 꿈을 위한 희망날개를 달아주는 모습을 상상하며 오늘도 봉사단 아이들과 지지고 볶는 내 자신의 모습에 가만히 미소를 지어 봅니다.
아! 나는 정말로 보호관찰관이 되길 잘했구나! 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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