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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EU 탈퇴를 자축하는 나이젤 파라지 독립당 당수[사진=AP연합]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영국 국민들이 결국 유럽연합(EU) 탈퇴 진영의 손을 들어주었다. 24일 발표된 영국 선관위의 공식 집계에 따르면 탈퇴가 51.9%로 잔류 48.1%를 제치고 승리를 거머쥐었다.
IMF, OECD, 오바마 대통령 등 세계 주요 기관과 지도자들의 엄청난 경제적 여파에 대한 경고에도 영국 국민들은 흔들리지 않았다.
더타임즈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나이젤 파라지 영국 독립당 당수는 이번 결과를 "평범한 사람들에게 돌아간 특별한 승리"라고 치켜세웠다.
더타임즈는 이민과 불평등에 대한 대중의 분노가 마침내 폭발한 것이라고 투표 결과의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영국에서는 이민자 급증으로 EU 이민자 급증으로 반이민 정서가 확대되고 있었다. 이슬람국가 터키가 EU에 가입할 경우 영국이 이민자로 넘쳐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
이민자들이 영국의 복지 재정을 갉아먹고 주택 임대료를 끌어올리고 있지만 임금 상승률은 제자리라는 불만이 높았다. 치안에 대한 불안도 커졌다. 또한 지난해 파리와 브뤼셀에서 테러가 발생한 이후 난민을 위장한 테러 조직에 대한 공포감도 고조됐다. 이민 억제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호소가 대중에 먹혀들었다.
이는 투표 전 여론조사에서 복지 재정을 우려하는 중장년층과, 이민자들과 일자리를 경쟁하는 노동자 계층이 브렉시트에 찬성한 것과 일맥 상통한다.
또한 영국인들의 EU에 대한 불신도 영향을 미쳤다. 앞서 보리스 존슨 전 런던 시장은 영국이 EU에 막대한 분담금을 낸다고 지적하며 EU가 엄격하고 비효율적으로 규제를 부과해서 영국 기업들이 기를 못 펴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EU 수출 비중이 그다지 크지 않은 영국의 중소기업들은 엄격한 EU 규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며 브렉시트를 지지했다.
파라지 당수는 개표 중 브렉시트가 우세한 것으로 나오자 “우리는 다국적 대기업, 대형 은행, 기득 정치권, 거짓말, 부패, 속임수와 싸워 이겼다”며 기쁨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싸우지 않고, 총 한발도 쏘지 않고 이 일을 해냈다”고 덧붙였다.
이번 전체 투표율은 72.2%로 작년 총선 당시 66.1%를 크게 뛰어넘었다. 투표가 실시되기 전에는 투표율이 높은 경우 잔류에 유리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으나 실제로 브렉시트를 지지한 지역에서 투표율이 80%에 육박하는 등 브렉시트 지지자들이 결집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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