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영국투자에 올인하다시피했던 중화권 최고부호 리카싱(李嘉誠) 청쿵홀딩스 회장이 브렉시트 여파에 울상을 짓고 있다.
브렉시트가 결정됐던 지난 24일 홍콩증시에 상장됐던 리카싱의 기업들은 대폭락을 기록했다. 청쿵인프라홀딩스(長江基建)은 5.47% 하락했고,CKH홀딩스(長和)는 5.07%,파워에셋홀딩스(PAH, 電能實業)는 4.76% 각각 폭락했다. 이날 홍콩항셍지수의 낙폭인 2.92%를 뛰어넘었다.
리카싱 회장은 영국 항구, 소매, 기반시설, 휴대전화 사업 등에 투자하고 있다. 금융서비스 기업 딜로직에 따르면 리카싱은 1995년 이후 작년까지 20년간 영국에 약 520억 달러(약 59조원)를 투자했다. 이는 같은 기간 모든 중국 기업의 대영국 투자액 360억 달러(40조원)를 웃도는 규모다. 리 회장은 2010년 90억 달러(10조원)를 투자해 영국의 전력망 일부를 인수했으며 지난 해 3월 영국 이통통신업계 2위인 ‘O2’를 15억 달러(1조70000억원)에 인수했다.
그는 브렉시트가 현실화할 경우를 우려해 지난 20일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 나섰다. 2012년이후 처음으로 서구권 매체의 인터뷰에 응한 것으로, 그만큼 리카싱이 다급했음을 의미한다. 그는 인터뷰에서 “영국의 브렉시트는 영국 경제에 엄청난 부작용을 가져올 것이며, 유럽 전체의 경제에 강한 충격을 가져올 것"이라며 "영국이 EU에 잔류하길 강하게 희망한다"고 말했었다. 앞서 그는 3개월 전 영국이 EU 탈퇴를 선택할 경우 영국에 대한 투자를 줄이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브렉시트 현실화로 인해 영국 파운드화의 급락은 리 회장에게 대형악재다. 우선 파운드화가 10% 하락한다면 그의 자산 역시 평가익이 10% 감소한다. 또한 영국의 경제력 악화로 인해 그가 투자했던 물류, 항만과 통신산업 역시 불황의 직격탄을 맞을 수 밖에 없다. 노무라홀딩스의 한 애널리스트는 파운드화 가치가 1% 떨어질 때마다 청쿵그룹 이익률은 0.5% 하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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