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은행들의 신규 채용이 사라진 반면 대형 저축은행들은 꾸준히 인재를 모으고 있다. 부실을 털어내고 정상 궤도에 진입하면서 인력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이 채용문을 걸어 잠근 사이 성장세를 보이는 대형 저축은행들은 신규 채용에 적극 나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 우리, KEB하나, 농협, 신한은행 등 대형 은행 중 상반기에 대졸자 일반 채용을 진행한 곳은 신한은행이 유일하다. 하반기에 채용 계획을 세운 곳도 우리은행 뿐이다.
하지만 저축은행은 입장이 다르다. 경영 상태가 좋아졌기 때문이다.
SBI저축은행은 전역 예정 장교를 대상으로 채용을 진행 중이다. 채용 인원에 제한이 없고 채용 부분의 기준도 없어 파격적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하반기에도 20~30명을 신규 채용할 예정이다. 공채 외에도 경력직 채용은 수시로 진행하고 있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현대 스위스 인수 뒤, 전체 직원의 10% 가량을 매년 채용 중이며 지금까지 한 명도 그만두지 않을 정도로 복지와 급여 수준이 업계 최고다"고 말했다.
OK저축은행은 고졸 채용 규모를 올해 대폭 확대했다. 분기별로 100명씩 총 400명을 채용한다. 합격자들은 계약직으로 2년 일한 뒤 100%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지난 2011년 12명을 시작으로 2013년 54명, 2014년 102명, 2015년 60명 등 고졸 채용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웰컴저축은행 역시 상반기에 공채와 경력직을 합쳐 정규직 100여명을 채용했다. 하반기에는 50~100여명을 추가로 채용할 계획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채용 규모가 감소하는 추세는 아니다"며 "과거 저축은행 사태 이후 흑자 전환하고 있어 경력직 중심으로 채용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성장세에 있는 대형 저축은행을 제외하고는 저축은행 업권 전반으로는 채용이 그리 활발하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주장도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일부 저축은행의 경우 자산이 늘면서 인력이 필요해 채용을 적극 진행 중이나 저희는 자산 규모에 크게 변화가 없어 인력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선해야 할 문제도 있다.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2015년 금융인력 기초통계분석 및 수급전망’에 따르면 저축은행은 타금융업권에 비해 채용규모는 많으나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는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영업 중인 7개 금융업권(은행, 증권/선물. 자산운용, 보험, 여신 전문, 상호저축, 신협) 가운데 비정규직 비중은 저축은행이 22%로 여신전문(26%) 다음으로 컸다. 타금융 업권의 비정규직 비중이 10%대에 머물거나 그 이하인 점을 감안하며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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