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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조종사 노조가 28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항공 서소문 청사 앞에서 집회를 개최했다.[사진=윤정훈 기자]
아주경제 윤정훈 기자 =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가 '비정상의 정상화'를 요구하며,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의 집무실이 있는 서울 중구 서소문 청사 앞에서 집회를 개최했다. 노조가 서울 청사에서 집회를 연 것은 2000년 노조를 만든 이후 처음 있는 일로 사측에게 강경한 입장을 다시 한 번 보여준 것이다.
조종사 노조(KPU) 소속 160여명의 조종사들은 28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항공 서소문 청사 앞에서 '대한항공 임금 정상화를 위한 윤리경영 촉구 결의대회'에 참석했다.
이규남 노조위원장은 "무책임하고 비도덕적인 경영의 결과 비정상에 빠져 추락하는 대한항공을 살리려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한진해운 사태에서 알 수 있듯이 부실경영, 책임지지 않는 경영으로 대한항공은 정상 궤도를 벗어났다"고 말했다.
이어 "스스로 노력으로 변할 수 없다면 외부로부터의 감시를 통해 바로 잡아야 한다. 우리가 세무 조사를 청원하는 이유"라며 "비정상의 정상화를 해야만 회사도 살고, 직원도 살고, 대한항공을 이용하는 국민들이 사는 것이기에 우리는 대한항공의 정상화를 반드시 이루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노조 측은 △한진그룹 회장 일가의 재산 빼돌리기 △승객의 목숨을 담보로 한 비용절감 △책임지지 않는 오너 경영 △기업문화 등을 비판했다.
조종사 노조는 지난해 12월 '2015년 임금협상'이 결렬된 뒤, 지난 2월 20일부터 쟁의행위를 이어오고 있다. 그동안 '운항 브리핑 정시 시작', '가방에 쟁의행위 스티커 부착' 등 소극적 쟁의를 했다면, 이달부터는 △회사 세무조사 청원 △오너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등을 주장하며 적극적으로 회사를 압박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그동안 조종사 비행 안전이나 조종사 처우가 변한게 없다"며 "특별 세무조사를 통해 회사가 약간의 타격을 입더라도 장기적으로 발전하는 길을 택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사측은 "회사는 지속적으로 노조와 대화를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종사 노조 집행부는 오늘 서울 시내에서 악의적으로 회사를 비난하는 집회를 개최했다"면서 "회사는 전 임직원을 볼모로 삼는 조종사 노조의 이기적인 행위에 대해 엄중히 대처해 나갈 계획"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노사 대화를 통한 교섭 타결이라는 기본 입장에는 변함이 없으며 앞으로도 대화 노력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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