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해군에 따르면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이날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경기에 대한해협해전 당시 백두산함 갑판사관으로 참전했던 최영섭(88) 한국해양소년단 고문과 손자인 최영진(20) 이병이 각각 시구와 시타자로 나섰다.
대한해협해전은 1950년 6월 25일부터 26일까지 부산 앞바다에서 해군 최초의 전투함인 백두산함(PC-701)이 적 무장선박을 치열한 포격전 끝에 격침시킨 해전이다. 당시 무장선박에는 후방교란을 위한 북한군 특수부대 600여명이 승선하고 있었다.
1947년 월남해 해사 3기생으로 입대한 최 고문은 1950년 2월 해군 소위로 임관해 백두산함 갑판사관으로 참전했다. 그는 6·25전쟁 기간 내내 함정에서 근무하며 대한해협해전을 비롯해 서해안봉쇄작전, 여수철수작전, 인천상륙작전, 제2인천상륙작전 등 주요작전에 참가했다.
1968년 대령으로 전역한 후에도 그는 무보수 명예직인 한국해양소년단 고문으로 활동하며 대한민국 영해 사랑을 이어가고 있다. 매년 수십 차례씩 학교와 군부대를 방문하고 안보의 중요성과 해양의식 고취를 위한 강연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의 집안은 3대째 바다를 지켜온 해군 가족이라 더욱 눈길을 끈다. 첫째 아들인 최재신(63) 전 고려개발사장은 해군 대위 출신이다. 최영진 이병은 현재 군수지원함 천지함의 갑판병으로 근무 중이다.
나머지 아들과 손자들 역시 모두 군복무를 충실히 이행했다. 둘째 최재형(60)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는 육군 중위, 셋째 최재민 소아병원장(58)은 공군 대위, 넷째 최재완(49) 광주대 교수는 육군 소위 출신이다. 손자 5명 중 1명은 해병대 중위로 군복무를 마쳤다.
최 고문은 “66년 전 생사를 넘나들며 부산을 구해 낸 대한해협해전의 기억이 아직도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며 “우리가 지켜낸 대한민국과 부산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며 먼저 간 전우들도 자부심을 느낄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최 이병은 “할아버지를 이어 3대째 우리 바다를 지킨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어떤 적도 우리 바다를 침범하지 못하도록 최선을 다해 영해를 수호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에서 홈팀인 롯데 자이언츠 선수들은 ‘네이비’(NAVY)라고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치러 참전용사와 국군장병에 대한 감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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