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산업부 = 올해 상반기 국내 산업계는 그 어느 해보다 힘겨운 시기를 보냈다. 안으로는 고용불안과 기업 구조조정으로 인한 경제심리 위축이 지속되는 가운데 밖으로는 세계경기 회복 지연과 브렉시트 등으로 인해 수출 여건마저 녹록치 않은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국내 대표 기업들은 1분기보다 2분기에 완만한 실적 회복세를 보여 하반기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하는 점은 고무적이다.
2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잠정 실적으로 매출 약 51조원, 영업이익 7조200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직전 분기인 지난 1분기 매출 49조7000억원, 영업이익 6조6700억원과 비교하면 매출은 약 2.6%, 영업익은 7.9% 개선됐다.
이는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성적이다. 스마트폰 사업에서 당초 예상보다 양호한 성적을 거둔데다 반도체 역시 힘을 잃지 않았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등도 힘을 보탰다.
현대차도 2분기에는 전분기 대비 개선된 모습을 보일 것으로 관측됐다. 물론 지난해 실적보다는 좋지 않지만 조금씩 힘을 내고 있는 모양새다.
현대차의 올해 2분기 매출은 24조4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작년 동기보다 7% 증가한 수치다. 다만 2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약 1조74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1조7500억원 대비 소폭 줄어들 전망이다. 현대차의 올 상반기 실적은 매출 약 46조7000억원, 영업이익 약 3조1000억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대차는 하반기 이후 더 좋아진 성적표를 받아들 전망이다. 특히 브렉시트 이후 뚜렷한 환율 영향을 통해 혜택을 받을 것이란 장및빗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상황이 급변하고 있어 예의주시가 필요하다. 더욱이 글로벌 경쟁사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어 마냥 우호적인 경영 환경만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브렉시트 이후 유럽은 물론 세계 경제, 금융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며 "경기 불확실성이 우려되지만 최선을 다해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철강업계 맏형인 포스코는 철강 부문과 포스코대우, 포스코차이나의 트레이딩 부문에서 실적이 개선되며 상반기를 마무리 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상반기 총 매출 약 26조3700억원, 영업이익 1조420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약 12.9% 줄어든 수치지만 영업이익은 비슷한 수준이다.
SK하이닉스는 전년은 물론 1분기에 비해서도 부진한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약 450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1조3800억원 대비 무려 67.4%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지난해 1조60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2010년 이후 최고 실적을 거뒀지만 불과 1년도 채 안돼 시황 악화로 실적이 급락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올해 상반기를 넘기면서 디스플레이 업황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TV 세트 업체들의 패널 수요가 증가하면서 중대형 LCD 수급 개선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조선업계는 1분기에 이어 흑자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됐다. 현대중공업은 2분기 1968억원의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1분기에는 325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삼성중공업은 2분기 248억원의 영업이익으로 흑자전환이 기대된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조562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과 비교해 약 7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 현대제철은 2분기 매출 4조3000억원, 영업이익 4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영업이익은 감소하지만 매출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LG화학은 2분기 매출 5조2400억원, 영업이익 57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의 상반기 실적은 개선의 모습을 보이고는 있지만 글로벌 시장의 지속적인 불황과 환율 영향으로 만족할만한 성적표는 아니다"며 "다만 하반기 삼성전자, 현대차 등 대표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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