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유선준 기자 =농협중앙회장 부정선거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이성규 부장검사)는 오는 30일 오전 10시 김병원(63) 농협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한다.
29일 검찰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난 1월 농협중앙회장 선거의 결선 투표를 앞두고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를 받아왔다.
당시 선거에선 합천가야농협 조합장 최덕규 후보, 전남 나주 남평농협 조합장을 지낸 김병원 후보,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장 출신 이성희 후보 등 세명이 맞붙었다.
최씨는 1차 투표에서 3위에 그쳐 결선에 오르지 못했다. 결선에선 김병원 후보가 이성희 후보를 꺾고 회장으로 당선됐다.
결선투표 직전 대의원들에게는 '결선투표에서 김병원 후보를 꼭 찍어달라. 최덕규 올림'이라는 문자메시지가 발송됐다. 대의원 291명 가운데 107명이 이 메시지를 받았다.
농협중앙회장 등의 선거 절차를 규정한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은 선거일 당일의 선거운동이나 후보자 본인이 아닌 제3자의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있다.
검찰은 김 회장이 문자메시지 발송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단서를 잡고 이달 17일 서울 서대문에 있는 농협중앙회 본사 내 회장 사무실과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 사건의 공소시효는 내달 12일까지다. 일각에서는 김 회장의 혐의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공소시효 등을 고려해 기한 내 불구속 기소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검찰은 캠프 관계자들에게 김 회장을 지지하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최씨를 구속 기소했다.
이로써 농협은 1988년 이후 역대 민선 회장들이 모두 검찰 수사선상에 오르는 불명예를 안게됐다.
1대 한호선 회장과 2대 원철희 회장은 비자금 조성 혐의로, 3대 정대근 회장은 뇌물수수 혐의로 각각 구속됐다.
4대 최원병 회장은 형사처벌은 면했으나 역시 측근들로부터 부정한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수사선상에 올랐다. 당시 그의 최 측근을 비롯한 일부 임직원들이 비리에 연루돼 줄줄이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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