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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연합 ]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현지시간 28일 펜실베니아 연설에서 국제 자유무역협정을 파기하고 중국에 강경한 무역 정책을 실시하겠다며 승부수를 던졌다. 이번에 영국의 EU 탈퇴를 이끈 배경으로 꼽히는 반세계화, 내셔널리즘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
로스앤젤레스타임즈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는 러스트벨트(과거 영화를 잃고 쇠락한 공업지대)의 대표지인 펜실베니아주 모네센에서 "세계화는 정치인들에 기부하는 일부 금융 엘리트들의 배만 불린다"며 "내가 과거 그 중 하나였다는 사실이 부끄럽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이번 발언은 자신의 주요 지지층이자 세계화로 치열한 일자리 경쟁에 시달리고 있는 러스트벨트의 저학력 백인 남성 노동계층에 집중 호소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오하이오, 미시건, 펜실베니아 등 러스트벨트는 과거 민주당 텃밭이었지만 많은 주민들이 일자리를 잃거나 임금이 오르지 않는 등 자유무역협정의 피해지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대선 경합지로 떠올랐다.
트럼프는 28일 연설을 통해 환태평양 자유무역협정과 북미자유무역협정 등 모든 국제적 자유무역협정을 재협상하고 안 되면 파기하겠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미국 연방정부가 막대한 관세 수입에 의존하던 18세기 경제정책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애초 미국 헌법에는 소득세란 게 없었다. 그보다는 외국산 제품에 관세를 물리게 했다”며 “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상황이 반대가 돼버렸다”고 말했다.
미국 상공회의소는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의 주장은 “미국에서 350만개 일자리를 없애고 물가 상승, 경제 부진을 초래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이번 연설에서 트럼프는 중국에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중국을 환율 조작국이라는 꼬리표를 붙이겠다며 "중국의 불공정 보조금 지급은 WTO 가입 조항에서 금지되어 있다. 이 규칙이 제대로 적용되게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주 EU를 떠나기로 결정한 영국에 대해서는 경제적 자국 보호주의라는 자신의 공약과 하나로 묶었다. 그는 “영국 국민들은 경제, 정치, 국경 통제권을 다시 찾겠다는 결정을 내렸다”며 “나는 그럴 줄 알고 있었다. 느껴졌다. 그렇지만 늘 그렇듯 힐러리는 엘리트 편에 섰다”고 말했다.
다만 브렉시트가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에 힘을 실어줄지 아니면 역풍으로 작용할지를 두고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트럼프의 반세계화 전략이 통할지는 알 수 없다. 또한 반자유무역주의는 공화당이 수십년간 옹호해 온 경제정책의 기조를 뿌리째 흔드는 것이라 논란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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