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미래의 주인공인 대학생들에게 세계 최고 현장을 직접 탐방·연구토록 함으로써 21세기 한국의 비전을 제시하고, 국제 사회 및 문화에 대한 견문을 넓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데 그 뜻이 있다.”
지난 1995년 그룹 회장에 취임한 구본무 회장은 대학(원)생 대상의 국내 최장수 해외탐방 프로그램 ‘LG글로벌챌린저’를 시행키로 하고 첫 발대식에서 인사말을 이렇게 말했다.
22년이 지난 2016년 6월 29일. 구 회장은 이날 오전 열린 22회 LG글로벌챌린저 발대식에 참석했다. 지난 기간 동안 단 한 번도 발대식과 시상식에 빠진 적이 없을 만큼 애착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이 프로그램은 올해를 포함해 725개팀, 2760명의 챌린저 대원을 배출했다. 행사장에서 구 회장은 손자와도 같은 대학생들에게 늘 꿈을 크게 갖고, 어떤 어려운 환경에서도 늘 도전하라고 덕담을 한다.
LG글로벌챌린지는 대학생들이 탐방 활동의 주제 및 국가, 방문기관을 선정하는데 있어 어떠한 제약도 두지 않고 인문사회·자연과학·문화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세계 최고 현장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LG글로벌챌린저는 취업으로 바로 이어지는 국내 유일의 대학생 공모전이다. LG는 2004년부터 대상, 최우수상 등 본상 수상 6개 팀 24명 가운데 4학년에게는 LG 입사자격을, 1~3학년에게는 LG 인턴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현재 LG글로벌챌린저를 통해 LG 각 계열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직원은 130여명에 이른다.
이처럼 LG가 20년 넘게 대학생들의 꿈을 꾸준하게 지원해온 배경에는 젊은 인재들의 창의적인 생각과 도전의식을 중시하는 구 회장의 인재관이 담겨 있다. 특히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대부분의 기업이 해외탐방 프로그램을 폐지하는 데 반해 구 회장은 LG글로벌챌린저의 규모를 줄이지 않았고 2014년에는 글로벌 분야를 신설하며 외국인 유학생에게까지 탐방 기회를 확대했다.
또한, 구 회장은 우수한 연구개발(R&D)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등 LG 계열사들이 석∙박사급 R&D 인재들을 대상으로 개최해오고 있는 ‘LG 테크노 콘퍼런스’에도 5년째 직접 참석하고 있다.
구 회장은 ‘LG 테크노 콘퍼런스’에서 참가 학생들과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는 한편, 행사가 끝난 뒤에는 300여명에 달하는 학생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고 학생들의 요청에 흔쾌히 기념사진도 함께 찍는 등 격의 없는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2013년 5월에는 그 해 1월 ‘LG 테크노 콘퍼런스’에서 같은 테이블에서 만찬을 같이했던 7명의 대학원생이 다음에 또 한번 초청해달라는 요청에 이들을 곤지암리조트로 초청, 화담숲을 소개하며 저녁식사를 함께 하기도 했다.
구 회장은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당시 방미 경제사절단으로서 이틀에 걸쳐 진행된 한·미 동맹 60주년 만찬과 경제사절단과의 조찬 간담회, 미국상공회의소 주최 라운드테이블 오찬까지 3개 일정을 모두 마친 뒤 현지 숙소에 들리지 않고 바로 워싱턴 덜레스 공항으로 이동해 귀국했다고 한다.
구 회장은 당시 대학생들과 다시 만난 자리에서 “신용을 쌓는 데는 평생 걸리지만 무너지는 것은 순간이다. 좀 피곤했지만 여러분과의 약속을 지키려고 어젯밤에 귀국했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구 회장은 29일 열린 22회 ‘LG글로벌챌린저 발대식’에 참석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젊음의 특권으로 기존의 틀을 넘어 세상을 보고, 새로운 것에 도전 하라”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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