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지는 영국, 뜨는 아일랜드...유력한 '유럽 금융허브'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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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6-29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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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 내 유일한 영어권, 법인세율 등 장점 부각

[사진=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 이후 옆나라인 아일랜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아일랜드 여권 신청 건수가 20배로 뛰는 한편, 런던에 이어 유력한 '포스트 금융허브'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 외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주런던 아일랜드 대사관에서 영국인들의 아일랜드 여권을 신청 건수가 부쩍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과 아일랜드는 이중국적을 허용한다. 영국이 EU를 탈퇴하면서 놓칠 수 있는 혜택들을,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의 여권을 활용해 상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일랜드 이민법에 따라 아일랜드에서 태어났거나 부모 또는 조부모 중 1명이 아일랜드인인 영국인은 아일랜드 시민권을 자동으로 취득한다. 시민권 자격을 바탕으로 아일랜드 여권을 신청하는 것이다. 영국에 거주하는 아일랜드 혈통은 600만 여명으로 추산된다. 전체 영국 인구의 10%에 해당한다.

영국령인 북아일랜드에서도 여권 제작을 취급하는 우체국과 대사관에 아일랜드 신청건이 하루 4000건을 넘겼다. 평소 200건에 불과하던 신청 건수가 20배 늘어난 셈이다. 찰리 플래너건 아일랜드 외무장관은 현장의 업무 마비를 보고 받고 "공식 탈퇴 전까지는 영국인도 EU 여권을 사용할 수 있는 만큼 '불필요한' 신청이다"라면서 여권 신청 자제를 요청했다. 

런던에 형성됐던 '유럽 금융허브가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으로 옮겨올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왔다. 아일랜드 현지 언론인 선데이 비즈니스포스트에 따르면 "영국이 EU를 탈퇴한 뒤 포스트 유럽 금융허브 후보로는 프랑스 파리, 독일 프랑크푸르트, 아일랜드 더블린이 점쳐진다"며 "특히 영국이 빠진 EU 내에서 유일한 영어 사용국인 더블린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실제로 더블린에는 이미 정부 주도로 스탠다드차타드 등 글로벌 금융기관이 입주해 있다. 금융 인프라가 구성돼 있는 만큼 추가 유입에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또 법인세율이 12.5%에 불과해 영국에서 빠져 나오는 IT 기업 등 기타 분야 기업들도 차례로 흡수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다만 지나치게 영국 의존적인 정책들을 하루빨리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랜 식민지배로 인해 아일랜드는 영국의 법 체계에 영향을 받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아일랜드는 영국과의 경제 관계에 있어 룩셈부르크, 네덜란드와 함께 가장 위험한 국가로 분리되기도 했다.

한편 아일랜드 정부는 EU 측에 브렉시트 협상 관련 '특별 지위'를 요청한 상태다. 아이리시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엔다 케니 아일랜드 총리는 EU 정상회의 첫날인 28일(현지시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게 △ 탈퇴 이후 경제 여파 △ 북아일랜드 독립 가능성 등을 들어 영국 탈퇴 협상 테이블에서의 '특별 지위'를 보장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EU 내에서는 긍정 검토한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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