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이우환 화백(80)이 지난 27일에 이어 또 한 번 경찰에 출석했다.
이 화백은 위작으로 의심되는 작품 13점을 직접 감정하기 위해 29일 오후 4시께 서울 중랑구 묵동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들어섰다. 그는 "작가확인서를 써준 적 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런 것 하나도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위작이냐,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선 "보고 나서 다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그는 또 "이틀간 진지하게 판단하기 위해 생각을 정리했다"며 "그림의 재료를 유심히 보기 위해 확대경을 지참하고 왔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자신의 작품들이 담긴 도록을 준비해 오기도 했다.
이 화백은 이틀 전 취재진 앞에서 격앙된 반응을 보인 것에 비해 한층 가라앉은 표정과 몸짓을 보였다. 그는 당시 "아무 것도 안 하고 있는데 여러분들이 이런 논란을 만들었다"며 불만을 토로했고, "언론이 깡패냐"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한편 그의 그림을 위조·판매한 혐의로 기소된 화랑운영자 현모씨(66)는 전날 위조 사실을 인정했다.
사서명 위조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현씨의 변호인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김동아) 심리로 28일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현씨가 골동품 판매상 이모씨 등과 공모해 이 화백의 그림을 위조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씨의 변호인은 "범행을 주도한 이씨 등의 제안을 받아 수동적으로 위조에 응했을 뿐 현씨가 위작이 유통·판매된 경위에 가담한 사실은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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