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야기]<17>밤이면 활기를 되찾는 동대문, 시작은 군대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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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7-01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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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밤이 되면 더 활발해지는 패션시장, 바로 동대문역사문화공원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다. 이곳은 조선이 임진왜란 참패 이후 군사조직의 재편을 위해 창설한 훈련도감 군사들의 무예훈련 터였다. 당시 훈련도감의 군사 주둔지는 하도감과 한양도성으로 현재 패션의 역사 현장이다.

상비군이자 정예병이었던 훈련도감 병사들은 최상급의 보포(保布·병역을 면제해준 장정에게서 거둬들이던 베나 무명)를 지급받았다. 그렇다고 훈련도감병들의 생활이 풍족하지는 않았다. 시간이 지나 물가는 오르지만 봉급은 그대로였으며, 더군다나 군비를 중간에서 빼돌린 관리자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월급만으로 살기 어려워 생활고에 빠진 도감병들은 그간 지급받은 보포를 장사에 활용하기 시작했다. 가족들을 시켜 보포를 가공해 팔거나, 방한구 등을 만들어 장사판에 직접 뛰어들었다. 지금으로 치면 직업군인이 옷 장사를 한 셈이다. 엄밀히 금지된 행동이었지만 그런 군병의 장사는 나라에서도, 군대에서도 눈감아주었다.

도감병들은 본격적으로 장사를 펼쳤고, 적당한 위치에 조금씩 시장을 꾸리게 된다. 종로 끄트머리 배오개 일대(현재 종로4가와 원남동이 만나는 곳)를 중심으로, 점차 주변까지 확대되면서 포목시장이 형성됐다. 이것이 바로 지금 동대문시장의 기원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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