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산 철강에 500%가 넘는 폭탄 관세를 물리기로 한 지 일주일도 채 안돼 미국 상무부가 이번엔 중국산 저가 타이어를 겨냥했다. 중국도 질세라 미국산 필름 인화지를 걸고 넘어졌다. 미·중 양국간 통상마찰도 나날이 격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미 상무부는 28일(현지시각) 미국으로 수입되는 중국산 트럭·버스 타이어에 대한 보조금 혐의를 인정하는 예비판정을 내렸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29일 보도했다. 상무부가 고시한 중국산 트럭·버스 타이어에 대한 상계관세율은 17.06%에서 23.38%다.
미국은 이미 지난해 7월부터 중국산 경트럭·승용차 타이어에 대해 31%의 반덤핑 관세를 물리고 있는데 여기에 일반트럭과 버스 타어어까지 추가된 것이다.
연말에 발표될 최종판정에서도 중국산 트럭·버스 타이어가 미국 산업에 실질적인 위협이 된다는 결과가 나올 경우 상무부는 절차에 따라 반덤핑·상계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상무부는 중국산 타이어의 저가 공세로 자국 산업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보고 올 2월부터 관련 조사를 벌여왔다. 상무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중국산 트럭·버스 타이어 수입액은 10억7000만 달러에 달했다.
이에 질세라 중국 상무부는 바로 다음 날인 29일 미국산 필름 인화지에 대한 반덤핑 최종 판정을 내렸다. 상무부는 후지필름의 미국산 인화지에 덤핑 혐의가 있음을 인정하며, 반덤핑율을 각각 23.6%로 산정했다. 이는 5년 전인 2012년 부과한 16.2%에서 상향 조정된 것으로, 당장 이날부터 부과되기 시작했다.
이는 미·중 양국간 무역전쟁의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최근 미국은 중국을 상대로 잇달아 통상 압력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 22일 외국산 철강 공세에 자국 산업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중국산 철강에 522%의 사상 최고 수준의 관세를 물리는가 하면, 지난달에는 자국산 닭고기에 부당한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며 중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이에 반발한 중국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를 깊이 우려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최근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도 보호무역 강화 기조를 선거공약으로 내세우며 중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실제로 트럼프 후보는 지난 28일에도 대통령에 당선되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 중국산 제품에 보복관세를 매길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훙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9일 "위안화 환율은 미·중 무역불균형의 원인이 아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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